일기처럼 쓸 이야기가 있는 날

아내의 고희연(7순 잔치) 2021년 5월 29일

정일웅 찻집 2021. 6. 3. 09:34

아내가 발써 7순이 되었다.

스물두살에 결혼하여 나와 함께 산 세월이 오십년이 가까워졌다.

아내는 항상 고달프다

자기를 위한 잔치가 왔어도 전 날부터 아이들 식사준비 잠자리 마련 승재 재롱에 그와 놀아주기

아침에 또 식사를 하여 아이들을 먹여야하고 식이 끝나고 나서도 저녁밥을 해 먹여야하고........

 

 

어제 상범이 가족 4명 (상범 큰며느리 김정숙, 큰 손녀 정아영, 그 아래 정 단비)이 도착하였고 바로 상원가족도 도착하였다.

막둥이 정상원은 막내며느리 김희영 아들 승재와 같이 왔다.

대전에 사는

인범이는 병원에서 자기를 도와주는 조교수가 코로나에 걸려서 같이 다닌다는 것 때문에 외출을 금지당하였고

큰 손자 승민이의 학급 학생이 코로나에 걸려서 그의 학급 학생들 모두가 외지에 나가는 것을 금지당하였기에

한 사람도 내려오지 못했다.

 

아영이는 벌써 대학교3학년, 단비가 고2가 되었다.

 

승재가 다섯 살인가? 유아원에 다니는데

지적 능력이 어느 어린이 보다 탁월함을 느낀다.

특히 언어구사력이 또래 아이들 보다 1~2년은 빨라보인다.

하기야 이런 생각 또한 자기 손자가 똑똑해 보이는 할애비의 편견일 수도 있다 하겠다.

그렇게 똘똘한 아이가 아직 대변을 변기에 누기 못하고 기저귀를 차고 다니는 게 이해가 되질 않는다.

 

<고희연>

모든 기획과 진행은 막둥이 상원이가 책임자였다.

 

장소는 전주에서 명문 식당인 전주대 앞 "궁"이라는 고급식당

단독으로 쓰는 넓은 홀을 빌려서 

사랑하고 존경하는 어마니의 고희연을 축하한다는 프레카드를 벽에 걸고

화려한 케이크에 아름다운 일곱개의 촛불에 점화를 하였고 

상원이가 집에서 가져온 키보드를 연주하며 축하의 노래로 어머니라는 가요를 불렀다.

가사와 멜로디가 눈시울을 적시게 하도록 잘 지어진, 처음듣는 곡이지만 매우 좋은 곡이었다.

 상원이는 성의를 다하여 노래했고 듣는 나와 집사람은 눈물을 감출수가 없었다..

아내는 식순에 의하여 아들 손자 며느리들에게 고희의 인사말을 하였다.

나도 덧 이어서 아내에 대한 나의 사랑과 존경과 감사의 말을 하였다.

촛불을 끄고

케이크 절단

이어서 음식이 서빙하는 여성들에 의해 조용히 들어와 상을 차렸다.

모두들 가지고 있는 폰으로 사진을 찍기에 바빴다.

식사가 끝나고

식당의 정원을 거닐며 정원에 지어진 팔각정과 화단과 아름다운 자연석에 앉기도 하고 어깨를 걸기도하며 많은 사진을 찍었다.

집에 돌아와 승재의 재롱에 모두들 즐거웠다.

사실 승재와 놀아주는 것은 즐겁기도 하지만 그아이의 비위를 다 맞춰줘야 하기 때문에 보통 고달픈 것이 아니다.

아무튼 모든것이 나의 자식들을 위한  것이니 고통도 즐거움으로 받아들여야만 한다.

아들 3형제가 돈을 많이 썼을 것이다.

아무리 절약하여도 한 집에 100만원 이상 거출하였으리라 짐작한다.

막내며느리의 어머니(안사돈)는 아주 비싼 떡집에서 두가지의 떡을 한 상자씩 해서 보내왔다.

많은 사람들이 신경을 많이 쓰고 경제적 부담이 컸으리라 생각한다.

 

아이들이 모두 떠나고 아내는 휴--하고 한숨을 쉰다.

 

그렇게 아내의 고희연이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