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처럼 쓸 이야기가 있는 날

양상렬(암브로시오)님의 송별사

정일웅 찻집 2022. 1. 2. 21:30

마침내 태어나서 평생을 살아 온 저의 고향, 전주를 떠나면서 인사를 올리게 되었습니다. 전 생애의 즐거움과 슬픔이 모두 쌓여있는 이 곳, 나의 터전을 뒤로하고 이제 멀리 사라져 갑니다.

정든 산천과 숲정이 형제자매님들 그리고 많은 친구들을 남겨두고, 길지 아니할 영생을 맡기려는 곳을 찾아 떠나면서 오늘 작별의 말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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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회장님(전 사목회장 역임)께서 덕진성당과 솔내성당에서 교회의 중책을 맡아 쌓으신 공적은 많은 교우님들이 모두 잘 아는 터이다.

그는 변호사를 하면서 전주 시장을 역임하였고 교우들에게 존경을 받아온 모범 신자였다.

그가 건강이 나빠지지 시작하여 요즈음은 원인이 불명한 병으로인하여 하루종일 전신에 통증이 심하여 한 시도 진통제 없이는 견딜 수가 없다는 것이다.

오늘도 많은 양의 진통제를 복용하고 겨우 성당에 나왔다고 고백하였다.

통증에 시달리는 모습, 한 시도 전신에 통증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이 병으로 수 많은 병원과 갖은 수단을 다 강구하여 보았지만 통증을 가라앉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제 서울의 시니어 타운에 입소하여 살아간다고 하였어도 고통과 거기 더하여 고독까지 견뎌야하는 이중고를 겪어야 할 것이다.

사모님이 곁에서 통증에 시달리는 남편을 어떠한 방법으로도 도와줄 수 없는 안타까운 그 심정이 어떠할까?

고향을 떠나서 고독한 병실만 기다리는 씨니어 타운에서 어떻게 고통을 감수하며 살아 갈 것인가?

나의 기도도 그의 고통을 줄여 줄 수가 없다는 것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나로서는 그저 그의 마음에 평화가 떠나지 않도록 조용히 하느님께 기도해 드릴 뿐...... 

 

온 몸을 칼로 찌르는 통증에 끊임없는 통증에도 죽는 순간까지 그림을 그렸던 멕시코 여자화가 '프리다 칼로'처럼

고통속에서 글을 계속쓰실지

'욥'처럼 죽음의 고통을 겪으면서도 하느님을 뵙고야 말리라하는 자세로 살아가실 수 있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