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정이 성당 '감사'직을 사직하면서 받는 마음의 상처
사목회장을 그만 두면 자동으로 감사직을 해야 한다는 이상한 숲정이 성당의 사목평의회 규약?이 있는 지
한 번도 들은 적이 없었다.
나는 사목회장 2년의 임기가 끝 날 무렵 갑자기 찾아온 심장 동맥의 막힘 증상으로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진단을 받고 긴급히 수술을 하여 심장의 관상동맥? 에 스텐트 3개를 시술하고 죽음에서 구출되었다.
퇴원을 하였으나 연이어 찾아온 두 눈의 황반변성과 우울증, 오래 전부터 앓고 있는 사경증(디스토니아:: 목의 근육이
대뇌의 이상현상으로 오른 쪽으로 돌아가는 병)으로 정상적 생활을 할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여러가지 신체의 질환으로 겨우 임기를 2년 채우고서 사목회장직을 사퇴하는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차기 회장으로 김태규 님이 선정되었다.
나는 홀가분한 마음이 되어 평온을 찾았고 계속 부담없는 신앙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다음 해 1월경 송용호 회장님께서 난데없이 감사를 해야하니 성당에 나오라는 연락을 받고 나갔다.
송용호 회장님은 회계학전공 대학교수였었고 감사는 그의 전공분야 였다.
나는 숫자를 적어 놓은 장부를 감사하는 일은 여러가지로 나와 맞지 않는 일이었다.
미술이 전공이요 성당에서도 성가대 지휘를 십여년이 넘게 해 왔고 그림을 그린다거나 악기를 연주하는 일에만 취미가 있는 터였기에 감사는 도와드릴 수가 없다는 말씀을 솔직하게 드렸고 송회장님도 이해를 하시고 자기가 다 할 터이니 그냥 곁에 있기만 해 달라고 하셨다.
당장 감사직의 사표를 내고 싶었지만 정천봉 신부님께서 마음이 상하실가봐 차마 말씀을 드리지 못하고 그냥 세월이 흐르다가 신부님 인사이동이 있어서 정천봉신부님이 봉동성당으로 가시고 신태인에서 장상호 신부님이 부임하셨다.
신부님 부임이 있고 며칠 있다가 송용호 회장님께서 감사가 있으니 나와 달라고 전화가 왔다.
나는 이 때 그만 두어야지 더 뭉구적거리다가는 또 감사직을 계속하는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내에게 나의 감사직 사직서를 써달라고 하여 들고서 성당을 갔다.
성당 사무실에 감사용 책자와 숲머리 전자계산기 볼펜등을 갖추어놓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침 그 때 장상호 신부님께서 감사장에 오셨다.
나는 처음 보는 주임신부님께 미안한 마음이 있었지만 이 때를 놓치면 내년 내 후년까지 또 감사를 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주임 신부님에게 당돌하게 말씀 드렸다.
"신부님 죄송하지만 감사직이 저의 성격에 맞지 않아서 이 번에 그만두려고 사직서를 사무실에 내었습니다."
하고 말씀드렸다.
신부님께서는 어리둥절하고 황당한 상황에 부딪혀서
"왼만하면 그냥 하시지 그래요...."하시며 뒷말을 잇지 못하셨다.
나는 냉정하게 사무실을 나오면서
"저 들어 갑니다."
"수고하세요 회장님!" 하는 말을 남기고 냉정하게 성당을 빠져나와 집으로 돌아왔다.
다음 일은 더이상 생각하지 않기로 하였다.
나의 이러한 말을 아내가 듣고서:
"잘 했어요!"하고 반겨주었다.
이제 되었다! 홀가분하며 뭔가 미만한 마음이 들기는 했어도 그냥
더이상 생각을 말자! 하며 다른 일에 신겨을 돌려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