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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봉(분도)신부님 찾아 뵙기

정일웅 찻집 2022. 7. 4. 11:35

90  정천봉신부님이 숲정이를 
떠나 봉동성당으로 가신 지 1년이 넘었다.

신부님의 영명축일을 맞아 사목회원과 전임 사목회장으로서의 내가 인사차 성당의 봉고차로 봉동 성당에 도착한것은 11시 반경이었다.

신부님의  목소리 하시는 농담의 말씀 표정 등 하나도 변함이 없었다.

신부님은 어머니를 모시고 시골의 조용한 사제관에서 편안하게 지내시고 게셨디.

사제관 현관 입구에 적막강산(寂寞江山)이라는 현판이 붙어있었다.  고요속에 잠긴 쓸쓸한 강산......

전주 숲정이 성당에 비하면  봉동의 시골은 그야 말로 적막강산이다.

단층의 넓고 큰 사제관에 90객의 늙으신 어머니 한 분을 모시고 사시며 사제관의 뒷편에 넓은 밭을 신부님 홀로 경작하시며 그야말로 신부님께서 꿈에도 그리는 '자연인'의 생활을 하고 계셨다.

상치, 호박, 고추, 가지, 부추, 등등 채소를 가꾸며 한가로운 시골 생활을 만끽하고 계셨다.

신부님께서 늘 그리워하는 것은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방송프로그램에 나오는 자연인으로 살아가는 것이었는데

그 연습을 하시는 것 같았다.

유창한 유머 감각, 순발력있는 기발한 농담도 그대로이고 아무것도 변함이 없었다.

우리 일행은 성당에서 간단한 기도를 드리고나와 미리 예약해 둔 묵은지 닭도리탕을 잘 하는 식당으로 갔다.

새콤한 묵은지에 달달 볶아 놓은 닭도리 탕은 그야말로 향수어린 옛맛을 지닌 맛있는 음식이었다.

"이 집에 예약하려면 나를 통하지 않으면 안돼요 잉?"하시며 농담을 하시는 그 말투도 별할 수 없는 신부님이시다.

 

신부님의 어머니도 견강하시고 정신도 총총하셨다. 90에 가까운 연세임에도 말씀하시는 것이나 정신기운이 총총하셨다.

나를 보시고 '정동자 아녜스 동생이시라 했죠?' 별써 수십년이 지난 나의 누나를 기억하시는 것이 얼마나 정신력이 총총한지를 알 수 있었다.

나의 누나는 돌아가신지가 벌써  30년이 가까워지는데 서학동 성당에서 같이 레지오를 하며 지내던 나의 누나를 뚜렸하게 기억하시는 것이 대단한 정신력을 지닌 노인이셨다.

신부님은 부지런하셔서 남의 땅 600평을 빌려서 깨 농사를 지으신단다.

깨는 맷돼지가 먹지 않는 식물이라서 그 걸 택하셨다고 말씀 하신다.

깨농사가 잘 되어서 참기를을 짜서 우리 본당에서도 팔있으면 좋겠다.

 

신부님이 떠나시면  1년이 지난 해에 영명축일을 기억하기 위해서 사목회원들이 인사를 하러 가는 것이 관례로 되어있다.

이제 언제 다시 만나 뵐 수있을까?

신부님과 나는 정말 좋은 관계를 맺으며 잘 지내왔었다.

내가 심장병이 나지만 않고 계속 건강하였더라면 사목회장 임기도 더 연장하였을 것이고 재미있는 일화도 많았을 것을

신부님께서 부임하시고 얼마 되지 않아서 우리집에 오셔서 나의 그림 두 장을 가져 가시고 

신부님껨서 임기를 마치고 자연인을 시작하면 거기에서 같이 생활하며 찾아오는 방문객들에게 밀래를 점쳐주며 그야말로 '도사'놀이를 하자며 웃고 즐기던 시절이 떠올랐다.

'정 천봉'신부님!

부디 건강하시고 자연인의 꿈이 이루어 지기를 기도해 봅니다.

나에게 병자 봉성체를 해주신 유일한 신부님.......

우리 누나가 정신부님 중학교에 다닐 적부터 신부님이 되실때까지 그토록 사랑하시던 신부님......

천당에 곅시는 나의 누나의 영혼은 지금도 나와 정신부님의 주위를 떠나지 않으시고 우리를 위해 기도하실거라 믿어진다.

아! 정 동자 아녜스 누나 천국에서 나를 돌보시는 수호신으로 계시며 

정천봉 신부님을 돌보시는 수호천사로 계실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2022년 7월 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