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처럼 쓸 이야기가 있는 날

퇴직 후 처음으로 일을 해서 돈 5만 원을 번 날[2022.11.8.화]

정일웅 찻집 2022. 11. 8. 21:52

아내의 휴대폰 문자 메시지에 두 시간 동안 전라도 사투리 수집에 협조하면 오만원을 준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한다.

나의 핸드폰에는 그러한 메시지가 온 것이 없었고 아내에게 만 온 뜻밖의 메시지여서 

의아한 마음이 들어서 전화로 알아보니 사기를 친다거나

무슨 정보를 수집하는 불순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남편과 같이 가도 되나요?" 하고 물었더니 좋다는 대답을 듣고서 같이 가기로 하였다.

 도청사 앞에 연금관리공단 옆의 어느 골목에 있는 <대한 노인회 전북 취업지원센터 >라는 곳을 택시를 타고 도청사 앞에서 내려 약도를 보고 찾아갔다. 

처음에는 병원에서 문진표를 작성하듯 여러가지 질문에 대답을 하는 체크를 하였고

체크가 끝나자 본격적인 실기에 들어갔다.

 둘이서 안내를 하여 좁은 방에서 그녀들이 핸드폰에 그려진 그림의 설명을 듣고

그들의 안내 대로 그림을 보며 전라도 사투리로 우리가 그 그림을 전라도 사투리로 설명하면 우리 말을 녹음을 하는 것이었다.

녹음 시설도 따로 없고 그 녀들의 핸드폰에 그림을 보고서 전라도 사투리로 설명을 하면 되는 것이었다.

같은 내용의 말을 나와 나의 아내가 주고 받는 소리를 그녀들의 핸드폰에 녹음을 하였다.                              이러기를 1시간 하고 나서 각자 한 명씩 다른 방으로 옮겨 그녀들의 물음에 전라도 사투리로 답을 하였다.

그녀는 나의 유창한 전라도 사투리와 그 글이 요구하는 내용을 너무나 잘 빨리 알아듣고 내가 하는 말을 녹음하면서 자주 엄지척을 내게 해 주며 '아주 잘 한다'는 신호를 보내왔다.

나야 순발력있게 잘 구사하여 전라도 사투리를 해 주었다.

만족한 표정을 지으며 그녀들은 열심히 내게 묻고 나는 대답하였다.

개별적 으로 할 때는 그녀들의 질문에 전라도 사투리로 내 마음 내키는 데로 대답하는 것이었다.

60분 동안을 그녀의 물음에 나는 유창하게 대답을 하여 주었다.

아내와 둘이서 하는 대화가 60분, 나 혼자서 그녀의 질문에 답하는 시간이 60분.........

나는 나의 순발력이 아직도 살아있구나 하는 것을 스스로 감지하며 즐기며 얘기하였다. 

 딱 120분 분량을 녹음하자 우리의 할 일은 끝이나고 

수고하였다는 말을 주고 받으며 우리 둘이는 도청앞 시내버스 정거장에서 버스165번을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50000원을 벌었다.  아내도 50000원을 벌었다.

퇴직 후에 연금을 받는 것 말고서 우리가 번 최초의 돈벌이였다.

재미도 있었다.

저녁 식사라도 하고 집에 들어가려고 휘황찬란한 음식점을 들여다 봤지만 조용히 식사할 만한 집은 없었다.

 도청 근처에는 주로 젊은이들의 수마시는 주점이 대부분이라서 그냥 시내버스를 타기로 한 것이 잘 된 일이었다. 

집에와서 따뜻하게 밥을 곰탕국물에 말아서 먹고

내일 미사를 위해서 일찍 자야 하겠다.

 

세상에 돈 벌기가 쉽지 않았다.

우선 우리에게 알맞은 일거리가 없다.

일거리라고 해야 그저 청소부나 길거리 쓰레기 줍기 같은 것 말고는 할 일이 없었는데

이렇게 나의 적성에 맞는 일이란 찾기가 쉽지 않은게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