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처럼 쓸 이야기가 있는 날

김장 준비 하는 날.......신상균(바오로)님의 대봉시 선물...11.15화요일

정일웅 찻집 2022. 11. 15. 21:05

내일은 김장날

오늘 아침부터 내일 김장할 준비로 아내와 나는 바쁘게 서둘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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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균 바오로님의 전화가 왔다.

아! 지난 번 바오로는 나에게 전화를 하여

"조영님의 제비"와 "울고 넘는 박달재"의 악보를 구하는데 혹시 나에게 있으면 

찾아서 빌려주길 바란다는 전화였다.

"조영남"의 '제비'는 번안곡이기 때문에 일반 가요집에는 나오지 않기가 쉽다고 말해주고 

찾아 보았다. 

나에게는 수 많은 악곡의 악보 책이 책꽂이에 정돈되어 있기에 틀림없이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찾아 보았다.

역시 조영남의 '제비'는 C조 악보와 다른 책에는 D조의 악보가 있었고 '울고 넘는 박달재'는 가요집 두권에 모두 실려 있었다.

책 두권을 봉투에 담아 성당 사무실 '루치아'에게 맡겨두고 전화를 걸어 찾아가라고 하였다.

바오로는 포크 기타를 연주하기에 아마도 동아리에서 연주 발표를 하기로 한 모양이었다.

이튿날 신상균이 찾아 갔다는 확인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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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2주나 지났을까?

오늘 바오로의 전화가 왔다.

악보를 가지고 우리 아파트에 왔단다.

"제가 가지고 올라 갈까요?"

"아니! 내가 내려 갈게요"

나는 마침 걷기 운동 을 마치고 막 집에 도착한 터라서 바로 내려 갔다.

바오로는 악보가 든 봉투와 과일 상자 한 개를 아파트 출입구 현관 계단에 놓고 있었다.

악보 봉투를 받아서 들고 오려는데 

"이거 대봉시 인데요 "하며 제가 들어다 드릴까요?하는 것이었다.

" 아니! 뭔 이런걸 다 사가지고 와요?" 나의 사양하는 말에 그는 

"아이!  저 제가 언제 뭘 드릴 기회가 없어서 그냥 이 악보 핑게를 대고 그냥 사 왔어요 "

그의 수줍어하는 표정엔 진심이 담겨있었다.

십여년 전 내가 '전통고등학교' 교장 시절에 그는 교감이었다.

그의 순진스럽고 깍듯한 예절바른 언어는 옛날의 그 시절로 돌아가 있는듯 하였다.

나는 고맙게 받았고 그는 엘레베이터까지 대봉시 상자를 들어다 실어 주었다.

알이 크고 잘 자란 감이었다.

무척 고맙고 미안하기도 하였다.

46개 들이 한 상자였다.

아내는 무척 반가운 모양이다.

소영이가 가져온 대봉시가 아직 10개 쯤 남아 있는데 싱싱한 대봉시  46개 들이 한 상자가 왔으니 

눈이 번쩍 뜨이는 것 같았다.

그의 정성과 정의 표시가 너무나 고마웠다.

그에게 고마운 마음을 어떻게 전해야 하나......전화를 할까 하다가

카톡으로 문자를 보내기로 하였다.

나는 그에게 다음과 같은 문자를 카톡에 써서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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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균 바오로님

감사합니다.\

'박인로'의 시조가 문득

떠오르네요

 

<반중 조홍감이 고와도 보이나다.

유자이 아니라도 품음즉 하다마는

품어가 반길이 없을세

글로 서러워 하나다.>

 

악보 하나 찾아 드림에

너무나 큰 선물을 받고 보니

낯이 붉어지네요

 

내가 정말 좋아하는

홍시감을 그렇게나 많이 

가져오시니

미안하기 그지없고

감사합니다.

항상 내 맘 속에 고마운 

분으로 살아있는 그대......

은헤를 갚을날이 왔으면 

좋으련만

세월이 빨라

내가  

너무 빨리 늙어감이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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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을 보내놓고 나니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 졌다.

아내는

내일 김장을 한다고 오늘 아침부터 나를 데리고 식자재 마트에 갔다.

파. 당근, 마나리, 배, 설탕, ...무, 달걀 등등  

이것 저것 여러가지를 샀다.

 

언제나 나는 말 잘 듣는 짐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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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식사를 하고나선 내일 김치 담을

풀을 끓이고 나는 커다란 주걱으로 눋지 않게 젖고

커다란 그릇에 담아 시원한 베란다로 옮겨 식히고

 

저녁 8사 반 경에 해남에서 절인 배추가 도착하여

그 것을 물뻐기 채반에 올려 놓고

준비를 완전히 마치고 이제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내일 하루는 아내의 곁에서

언제나 해 온 그의 조수 노릇을 해야 한다.

 

일찍 잠이 들어야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