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보기 용 ' 바퀴 바구니'
설날 상범이가 바퀴달린 예쁜 시장 바구니를 사왔다.
조립식 사각형 시장바구니...바퀴가 앙증맞게 붙어 있어서 귀엽고 상당히 많은 양의
물건을 실어도 이동하기에 편리하게 만들어진 최신형 바구니였다.
점심을 먹기 전에 큰 길 건너 대형 마트에서 장을 보자고 하여 내가 바구니를 끌고
따라갔다.
마트 안으로는 들어 갈 수 없기에 마트용 카트를 끌고 내가 가져간 바구니는 포장용 박스가 있는
공간 한 켠에 놓고 들어가면서 작고 귀여워서 누군가 끌고 가버릴 수도 있겠다 싶어서 아내에게
"이거 여기 두어도 괜찮을까?" 하고 물었더니
"하이고! 그걸 누가 끌고 간데....."하며 나의 노파심을 나무래는 핀잔을 듣고서 그냥 쇼핑용 카트를
끌고 들어갔다.
아내는 무 한개, 파 한 단, 왕란 계란 한 판, 등 을 싣고 있었다.
'아차! 내가 집에서 소변을 보지 않고 왔구나.....' 소변이 마려웠다.
나는 이 곳 대형 마트에서 화장실을 본 일이 없었기에
계산대의 아가씨에게
"이 곳에 화장실이 있나요?"하고 물었다.
"네! 밖에 나가셔서 왼편에 있어요"
나는 밖으로 나와서 왼편으로 가기 직전에 나의 장바구니가 있는 지 확인 하고 싶어서
얼핏 포장 공간을 들여다 보았다.
'아풀사!' 나의 시장 바구니가 보이지 않았다.
나는 화장실 가는 것을 잊어버리고 급히 아내를 찾아 가서
"우리가 가져온 장바구니가....없어졌어!"하고 말을 하고서
계산대의 여자에게
"저기 아가씨!" "내가 가져온 장바구니 수레가 없어졌는데 어떻하죠?"하고 물었다.
"어머나! 그래요? "하며 "저기 남자 직원에게 말씀드려 보세요!"
나는 그 남자 직원에게 나의 장바구니 수레가 없어졌다고 말하고 그의 대답을 기다렸다.
그는 친절하게
"제가 .CCTV를 돌려 볼게요 "하는 말을 듣고 아내를 찾아서 한 참을 돌아다니다가 뒷 쪽 코너에서 카트에
물건을 담고있는 아내를 만났다.
"이 것 다 못 사! 우리 장바구니 수레가 없어졌어!"
"무거워서 절대 들고는 못가니까 다시 제자리에 두고 와"
아내는 실망하며 카트에 실은 물건들을 다시 원 상태로 돌려 놓느라고 바쁘게 돌아 다녔다.
나는 남자 직원이 있는 입구 옆의 작은 방을 얼핏 보았다.
남자 직원이 나에게 와서 하는 말
"CCTV 를 보고서 찾았는데요 지금 전화를 받지 않고 있네요"하고 말 하는 것이었다.
"전화를 더 해보고 찾으면 연락을 드릴테니까 전화번호를 남기고 가세요"
히야! 그래도 세상은 참 잘 돌아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우리가 손으로 들 수 있을 정도의 물건 만 사서 계산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와서 점심을 먹고 있으니 아내의 전화벨이 울리고
"찾아서 보관 중입니다. 오셔서 찾아가시죠!"하는 것이었다.
사소한 것이라도 잃어 버리면 속이 상하는 법인데 그래도 다행스럽게 바로 찾았으니 잘 됐다 싶었다.
계산대의 아가씨가 장바구니 수레를 계산대 옆에 놓고서 기다리고 있었다.
수고했다고 차나 사서 잡수시라고 현금 만원짜리를 드리려고 하니
절대로 받을 수 없다고 사양하며
"마음만 고맙게 받을게요" 하는 것이었다.
빈 수레를 끌고 돌아오는 길은 한 결 기분이 좋아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