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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오늘 항문으로 똥 쌌어요! 막둥이 '정상원'만세!!! 수고 했다.

정일웅 찻집 2023. 2. 9. 20:19

"아버지!!! 오늘 첫 똥 쌌어요!!!

"히야!!!! 우리 상원이 만세!! 막둥이 만세다!!! 수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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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이가 네살 때 어느 날 까지

기저귀에 똥을 싸다가

"아가야!! 오늘 부터는 기저귀에 싸지 말고 여기에서 여기다 똥을 싸거라...그러면 '바밤바' 사줄게"

몇 번을 시도하다가 드디어 어느 날

화장실 바닥에 비닐 부대를 깔고서 거기에 똥을 쌌다고

"아빠!! 나 여그다 똥쌌어!!!"

"어디 보자...."

노랗고 예쁜 똥을 한 무더기 싸놓고 있었다.

"아이고 내 새끼 잘 혔네....오늘은 바밤바 사줄게...."

"정말이지?"...."야!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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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두 살을 먹은 내 막둥이 아들 '상원'이가

장루 복원 수술을 하고서 첫 번째 항문 대변을 봤다는 그 말처럼 고맙고 듣기 좋은 말은 없었다.

"우리 상원이 축하한다."

"상원아 ! 정말 수고 했다. 이제 아빠는 마음이 화~ㄱ 놓이고 모든 근심이 사라지는 구나"

"이제 부터는 통증이 오더라도 잘 참고 견디기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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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두살이나 먹은 아들과 아빠의 대화 치고는 얼마나 유치하고 웃기는 대화인가?

앞 뒤 다 자르고 일 부분만 들으면

정신 지체아를 키우는 아빠와 아들의 대화인가? 하고 의아해 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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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됐다.

장루를 차고서 평생을 보내는 환자들이 얼마나 많은가?

대부분의 직장암 수술 환자들은 '영구장루'를 가지고서 

불편하지만 살아있다는 희열에 집중하며

어쩔 수 없는 숙명으로 받아들이는 환자들이

내 주위에 수도 없이 많다.

 

장루환자들의 소원은 항문 복원술을 얼마나 부러워하는지

직장암에 걸려 보지 않은 사람은 그 심정을 모른다.

 

아!!!!

이제 나의 걱정과 근심과 마음의 아픔과 불안이 한 번에 해소되는 

상원이의 "아빠 나 첫 항문 대변 봤어요"......이 말 한마디.....

 

오늘 나의 모든 바램이 이루어 졌다.

하느님의 은총,

나와 아내, 그리고 막내 며느리,

큰 아들 상범이,

의사로서 옆에서 제일 많은 도움을 준 둘쩨 인범이

그리고

우리 모든 가족들......

 

기쁜 마음으로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올리며 편히 잠 들 수 있는 날이 온 것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