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처럼 쓸 이야기가 있는 날

평범한 일상 아무 소용 없는 걱정

정일웅 찻집 2023. 2. 23. 19:55

길주는 소유하고 있는 헌 집을 고치느라 바쁘고

운기는 코로나에 걸렸다고 자가 격리 중이고

광래와 나는

길주 집에 들렸다 작업현장 구경 좀 하고

일찍 집에 돌아와 점심먹고

아내는 이사벨라 데리고 대학병원에 다녀오고

나는

혼자서 천변 걷기를 하고

컴퓨터 켜놓고 유튜브 뒤적거리다가

하루가 갔다.

 

여행 준비 물품이 하나씩 하나씩 챙겨진다.

아침 변비 예방으로 '김종민' 가정의학과에서 약 준비하고

세계 각국에서 다 쓸 수 있는 종합 플러그도 준비 됐고

가볍고 크기 적당한 찜질 패드가 준비됐고

오키나와 여행자들의 여행기를 읽어보고 

날씨가 우리나라 봄의 기온임을 확인하여 옷을 준비해야 한다.

 

 

아!

 어느 새

80이 되었구나

코로나 이전

성지 순례 때 까지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고 기쁨이 충만하였었다.

불과 4년이 흐른 뒤 나는 변해 버렸구나.

 

이번 여행에서

잘 걸을 수 있을까?

잘 잘수 있을까?

소변은 잘 볼 수 있을까?

음식 소화는 잘 시킬 수 있을까?

염려와 불안이 

나를 지배하여

잠들기가 어려워지는구나

 

아내를 보호해야 하는 내가

아내의 보호를 받아야 하는 나로

나의 몸은 병들고 쇠약해져

마음까지

약해져 있다.

 

그렇게 되었으면 갈 때가 멀지 않았다는 거지...그렇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