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처럼 쓸 이야기가 있는 날

길주 작은 누님 召天 <<옻 닭 점심>>

정일웅 찻집 2023. 4. 10. 19:56

부활절도 끝나고 한가한 시간이 되어 모처럼 광래와 함께 길주를 만나러 갔는데

길주의 작은 누님께서 돌아가셨기에 치상을 하러 서울에 갔단다.

올 해에 84~5세가 되셨을 것이다.

내가 중학교 시절 뵌 적이 있는 예쁜 누님일 것이다.

어제 밤 11시 경에 돌아 가셔서 내일 출상을 한단다.

길주 집에서 길주 부인이 타 주는 커피 한 잔을 마시고 광래는  병태와 나를 태우고

운기 집으로 갔다.

운기는 옻닭을 점심으로 먹자고 하며 옻 액을 패트병으로 가득 담아 들고 나왔다.

모레내 시장에서 닭 한 마리를 사고 관촌의 수퍼에서 라면, 빵, 아이스크림, 환타 1.5리터 짜리 1병을 

싣고 길주의 농장으로 갔다. 

운기는 요리를 잘 한다.

길주에게 전화를 하여 농장 부엌의 비밀번호를 알아 내고 주인 없는 농장에서 옻닭을 끓여 맛있게 먹고 돌아왔다. 

길주는 옻을 타기에 있었어도 먹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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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혼자 푸른 안과에 다녀서 집에 와 있었다.

'지정환 피자'가 먹고 싶다고하여 기꺼이 전화로 주문하여 아내는 세 조각 나는 한 조각을 먹었다.

오랜만에 먹어서인지 맛이 있었다.

이것으로 저녁 식사를 대신하기로 하였다.

아내는 수술 후 무리한 운동을 삼가하라는 의사의 지시 때문에 천변 걷기를 생략하고

나는 내가 개발한 실내운동으로 대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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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내 친구들도 앞으로 살아있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나와 광래가 80, 운기가 81, 길주가 82, 병태가 84,

나이로 보면 병태는 형님이라고 불러야 맞는데 중학교부터 친구라서 '너'  '야'로 통상 말하고 있다.

동창이라는 게 참 좋은 것이다.

나이를 초월하여 그냥 친구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