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목소리 (박광자 쌤, 정환성 교장)
아침 나절에는 10시 미사에 참례를 하고
치과에서 정기 검진을 받는 날이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고서
점심을 먹고 오후시간에
아내와 함께 시내 버스를 타고 '송천동 상아치과'에 갔다.
의사는 나의 이를 여기저기 청소를 하는지 갈고 닦고를 한 참 기계를 돌리며
이를 갈고 쑤시고 하였다.
상아 치과에는 언제나 광래 길주와 동행을 하였었는데
오늘은 아내와 같이 갔다.
환자가 오후라서 인지 한 사람도 없었다.
밖 대기실에서 아내가 앉아 있는데 간호사가 아내에게 하는 말
"언제나 할아버지 두 분이 같이 따라 오셨는데 오늘은 사모님이 오셨네요"하길레
"아! 중학교 동창 친구 할어버지들이라서 늘 같이 다닌답니다"라고 말하고 웃었단다.
오는 길에 걸어서 오자고 말하였었는데
기온이 갑자기 올라가 여름 날처럼 더웠다.
나는 옷을 아침 미사 참례 할 때의 복장으로 갔었기에 너무 더워서 걷는 것을 포기하고
아내는 치과 앞 도로변에 노점상 할머니들이 파는 '머위 순' '도토리 묵'을 사가지고
시내 버스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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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자 선생님....지사중 개교 2년 만에 발령 받은 수학과 선생님
그의 전화가 걸려와 두 번 신호음이 나더니 끊어졌다.
내 전화기에 그녀의 번호가 입력 되었었기에 나는 바로 다시 전화를 하여 통화를 할 수 있었다.
그녀는 내 전화기에 자기의 번호가 없을 줄로 생각하고 너무 오랜만에 뜻 밖의 전화를 하기가
미안하여 끊은 모양이었다.
내가 전화를 하였다. 그녀가 받았다.
"박광자 선생님?"
"어머! 전 줄 아셨네요... 제 번호가 있었던 가 보네요"
"그럼~! 있고 말고..."
이 번에 지사중 총 동창 체육대회에 가고 싶다는 말이었다.
나는 6월 17일이 나의 결혼 50주년 기념일 이기에 나의 아들 셋과 며느리, 손자 손녀들이 모두 모여
대천의 어느 팬션에서 금혼식 기념 행사를 하기에 참석하지 못 한다는 말을 전하고
오랜만에 들어보는 박선생의 음성이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는 말을 하며
한 참 동안 대화를 하였다.
박 쌤은 가고 싶은 소견을 밝혔다.
그럼 임혜란 쌤과 같이 가면 좋겠다고 얘기를 하다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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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와서 옷을 갈아 입고 가벼운 복장으로 천변 걷기를 하였다.
천변에서 잠깐 쉬는 동안 아내는 천변의 둑 경사지에서 돌나물을 발견하고
잠깐사이에 돌나물을 한 되 분량을 뜯어서 운동복의 모자에 싸가지고 돌아왔다.
포켓을 뒤져 봐도 손수건이 없었고 비닐 봉투 같은 것은 더구나 없었기 때문에
점퍼의 모자가 딱단추로 붙어 있는 것을 떼내어 돌나물을 싸는 기지를 발휘한 것이었다.
산골에서 자란 아내는 들에서 자주 보는 쑥, 돌나물, 들에 나는 갓, 머위 순 등을 보면
꼭 그냥가지 않고 채취하여 반찬을 만든다.
신선하고 맛있는 점심 반찬이 금새 만들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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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환성 아우의 전화
오랜만에 정환성이 전화를 하였다.
그를 만나 '하이당구장'에서 당구치고 술 마시던 시절이 5~6,7년 정도가 됐을 거다.
그는 딸을 잘 두어서 딸 '정현정은 KBS 아나운서가 됐다.
착한 딸이었었다. 현정이가 대학교에 다닐적에 환성이와 같이 동내 맥주 집에서
술을 마시다가 딸 자랑을 하고 싶은 환성이는 딸에게 전화를 한다.
"정현정! 아빠한테 와 줄래?"하고 말하면
대학생인 다 큰 처녀인 현정이는 고분고분하게 나와서
아빠 곁에 앉으며 아빠의 친구들에게 인사를 하고 술도 따라 주던 예쁘고 순진하고 깨끗하고 착하디 착한 딸이었다.
그 딸이 시집을 가서 아들을 낳았는데 어려서 부터 '국제학교'에 보내서 영어 교육을 시키려고
제주도에 갔단다.
환성이는 할아버지로서 손자 돌봄이로 제주도에 같이 가서 산다고 하였다.
제주도에 있으면서 서예 공부를 하여 제주도에서 동호회 전시회에 출품하여 '대상'을 받고
그림을 그려 전시회도 하고 하모니카도 불어서 연주도 하며 나름 재미있게 지내고 있는 것 같았다.
나의 젊었던 시절에 하던 짓과 똑 같이 재미있게 사는 모양이다.
카톡으로 보내온 그의 활동상 영상을 보고서 내가 엄청 칭찬을 하였더니
매우 기분이 좋은 답이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