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마음
요즈음 아내는 해외여행에 대한 관심이 또 마음속에 싹트고 있음을 느낀다.
백두산은 꼭 가봐야 하겠다거나
은하철도 999를 생각나게 하는 일본 토야마의 철로에 협괘열차를 한 번 더 타보고 싶다거나
가까운 홍콩이나 마카오에 가보고 싶다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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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오늘 아침 내가 잠에서 깨어 밖으로 나오자마자
"오늘 여수 투어 가서 바람쐬고 오게 빨리 준비혀....!"
나는 아내의 조바심이 안쓰러웠다.
일상이 얼마나 무미 건조하면 그렇게 마음이 둥둥 떠 있을까?
아내는 친구가 없다.
성격이 내향성이지도 않고
남들에게 인기가 없지 않은 것도 아니고
많은 사람들이 아내를 만나면 반가워하고 아내와 가까워 지려고 한다.
하지만 아내는
전정숙, 최덕자, 문소영,외에는 마음을 터놓고 지내는 사람이 없다.
아내와 같이 어울리고 싶어하는 성당의 자매님들은 많다.
그러나
이곳 숲정이 성당에 와서 마음을 열고 부담없이 지내는 여자 친구가 없다.
고독하게 살아온 학창시절에서 부터의 마음의 폐쇄가 평생을 지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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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참! 국내 투어를 하며 전국을 한 달이나 두 달쯤 기약없이 돌아다니다 올까?"
천변 걷기를 하는 도중 밑도 끝도 없이 불쑥 하는 말이었다.
마음이 들 떠 있는 것 같은 모습이 역력하다.
내가 자꾸 늙어가고 나의 건강이 사경증으로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게 초조한 모양이다.
나는 아내가 하자는 데로 다 해 줄 작정이다.
해외여행을 하자면 할 것이고
국내 투어를 하자고 하여도 아내의 말 대로 해 줄 것이다.
내가 세상에서 없어지는 날이 오기 전에
아내와 함께 무엇이든 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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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두 눈이 앞으로 늦어도 20일 정도이면 주의를 하지 않아도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여행을 하고 싶어 질 터인데
날씨가 이렇게 더워서야 어디 여행 할 기분이 나겠는가?
5월이면 나의 어렸을 적 기온으로는 아름답고 화창한 봄으로써
봄나들이의 계절이었건만
지구 온난화로 우리나라 기온이 아열대성 기후로 변하여
아직 4월인데도 낮에는 여름 날씨가 되었으니
여행하기가 좋은 날씨라고 말 할 수가 없다.
아내와 나 둘 다 운전 면허를 반납해 버렸고
내가 차가 없으니 마음데로 여행을 떠나기가 쉽지 않다.
초라하게 시내버스나 타고 다니며 돌아다니는 것도 자존심이 허락하지를 않고
그렇다고 관광택시를 대절하여 다니는 것도 사실 갈 곳이 마땅치 않다.
성지순례단이 어디 있어서 떠난다면 거기에 합류하여 같이 가고 싶은 마음은 있다.
성당 사람들이라면 어느 성당이던
사람들을 알던 모르던 우리는 잘 어울릴 수가 있을 것 같다.
그 걸 알아보아야 겠다.
국내 어느 성당에서든지 성지 순례단이 떠나는 그룹이 있는지 알아 보라고 권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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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7일 가족 모임 전에 많은 날이 있으니까
어디든 한 번 나들이를 다녀와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