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웅 찻집 2023. 6. 3. 20:53

無消息이 喜消息이란 말이 딱 맞는 소리다.

전화벨이 울려서 핸드폰에 아들들  이름이 뜨면

일단 가슴이 철렁 내려 앉기 부터 한다.

또 누가 아프단 말이나 아닐까?

하지만 전화가 없으니

짹! 소리 없이 잘 살고 있나보다

 

아들들도 엄마 아빠의 전화가 없으니

마음이 편할꺼다.

엄마 아빠는

짹! 소리 없이 잘 살고 있으니 걱정일랑 허덜덜 말아라~!

 

그래서 전화를 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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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결혼 주례를 일곱번 했다.

그 때 주례사에서 신랑.신부에게 꼭 당부하는 말이

"부모님께 자주 찾아 뵙지 못하면 전화라도 드려서 안부라도 묻는 것을 잊지 말아라!"

하고 했던 말이

말짱 헛소리였다는 것을 이제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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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중간 고사를 보는 날이다.

 아침에 성당을 가려니까

아내가

"오늘 시험보는 날잉게 애령회에 나 못나가!"

"괜히 내가 시험봉게 못나왔다는 그런 말일랑 허지마~!"

"내가 학교 다니는 것이 대해서는 입도 뻥끗 허덜덜 말어~~~!"

"알았어!"

 

나는 애령회가 끝나고 모두 회식을 하러

'할매곰탕'집으로 가는데

나는 살짝 빠져나왔다.

 

나는 아내가 시험을 보고 나오면 점심을 같이 하려고

방송대학교로 가서 아내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12시 30분이 되자 학교 정문 앞 정원의 벤치에서 기다리는 나에게

아내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며 나왔다.

시험을 잘 치른 모양이다.

언제나 그랬다.

 

1.가정학과 졸업

2.행정학과 졸업

3.법학과 졸업

4.일본학과 졸업

5.중부대학 원격 교육 '사회복지학과' 석사과정 졸업

6.관광학과 졸업

7.농학과 졸업

8.식품영양학과 재학 중 

 

아내의 배움의 행진은 끝도 없이 이어져 왔다.

 

이 번에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하면 또 무었을 전공하려는지....

언제까지 대학생활을 할 건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