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션 1박 준비.....김치 담그기......... 친절한 간호사
오는 6월 17일 토요일이 결혼 50주년 기념일......금혼식 날이다.
아들 며느리들이 충청남도 추부에 경치 좋은 산 속에 별장을 예약해 놓고
1박을 하면서 맛있는 것도 먹고 재미있게 해 준다고 준비를 하는 모양이다.
우리 두 노인네는 아이들의 결정에 순응하는 수 밖에 별 도리가 없다.
옛날 같으면 고려장에 끌려갈 나이인데 .....요양병원에 강제 수용을 시키지 않은 것만도
다행이라 생각하고 애들 하잔데로 하기로 했다.
그래도 아내는 어제부터 준비를 하여 배추 세포기를 사서 맛있는 김치를 담갔다.
뭐니뭐니해도 역시 한국사람은 김치가 맛있어야지.....바베큐니 통닭이니 피자, 햄버거.....등등
아이들은 좋을 지 몰라도 주인공인 우리는 아들들이 준비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을 걸 다 안다.
잠자리가 바뀌면 나는 숙면을 하지 못한다.
틀림없이 나에게는 괴로운 1박 2일이 될것이 불보듯 뻔하다.
부모님에게 잘 해 드린다는 구실을 삼아 아들 며느리 손자 손녀들이 즐거우면 되는 것이다.
내가 3,4십대 때 그랬듯이
자기들이 즐거우면 우리 노인네도 즐거울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 내외가 버스를 타고 대전에 가서 택시 한대를 불러서 타고 가려 했는데
기어코 인범이가 우리를 데릴러 온다고 한다.
말려도 말을 듣지 않는다.
우리 집에서 밥솥 큰 것 하나를 빌려가야 한다는 구실로 꼭 와서 모시고 가야 한다고 하니
그것 또한 어쩔 수 없다.
사실 아내와 나는 시외버스로 금산에 오전 중에 도착하여
금산의 인삼 삼계탕으로 점심을 먹고 오랜만에 금산 시골도 좀 구경하고 택시를 타고 느긋하게
추부의 팬션을 찾아 갈 계획을 다 세워 놓았었는데 모두 헛것이 되고 말았다.
아내는 그래도 좋은지 가방을 싸느라고 이것저것 신경을 쓰고 있다.
나와 자기의 약, 잠 옷, 세면도구, 좌욕기, 등등 여행용 작은 가방으로 하나 가득 챙겼다.
가서 보면 뭐니뭐니해도 역시 엄마가 담가서 가지고 가는 김치가 제일 인기일 것이다.
아무것도 준비하지 말라고 하였지만
엄마의 마음은 어디 그럴 수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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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주부습진 때문에 '김종민 가정의학과 병원'에 들려서 연고 하나를 처방받았다.
간호사가 무척 친절하였다.
간호사가 처방전을 주기 전에 나에게
약과 한개를 내밀며
"이거 약과예요 하나 드셔보세요"하고 밝은 웃음짓는 얼굴로 친절하게 말 해 주었다.
나는 그 약과를 받아 들고
"고마워요.... 잘 먹을 게"
"오늘 진료비는?"
"1500원 얘요"
나는 5000원 짜리를 내었다. 3500원을 거슬러 주었다.
나는 웃으며
3000원을 다시 주며
"이걸로 두사람 붕어빵 아이스크림 한 개 씩 사먹으세요"
하고 말하였다.
분위기가 매우 부드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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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에
아내와 내가 둘이서 함께 병원에 들렸을 적에 간호사들이 헤어스타일이 달라지고 화장도 하고
예쁘게 변신하고 있었기에
"우리 간호사님들 오늘따라 훨씬 예뻐졌네....!"하고 내가 말하니
"예쁘다고 만 말하지 말고 뭐 좀 선물을 드리세요"하고 아내가 말을 하였다.
나는
"그래! 예뻐진 선물로 이걸 줄게 .....맛있는 것 사드세요"하며
5만원 짜리 한 장을 간호사손에 쥐어 주었다.
간호사는 뜻밖의 상황에 얼굴이 빨개지며 돈을 받고 당황해 하였다.
나와 아내는 그대로 병원을 빠져 나왔다.
그 후로 간호사는 우리 내외가 병원에 가면
깜짝 반가워하며 싱글벙글 표정이 달라졌다.
역시 오는 정 가는 정이다.
내가 먼져 잘 해주면
상대방도 잘 해주게 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