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처럼 쓸 이야기가 있는 날

일기 쓰기 싫은 날

정일웅 찻집 2023. 6. 24. 21:26

아내가 아침부터 화가 잔뜩 나서 나에게 

폭언을 하기 시작하는데 오전 내내 말 한마디 못하고

ㅎㅓ천나게 욕을 얻어 먹고 점심도 먹는둥 마는둥하였다.

나는 어제 밤 12시 쯤 잠을 자려고 노력하던 중 

모기 한 마리가 콧잔등 앞을 왔다갔다 하며 '웽웽'거리는데 신경질이 나서 

모기약을 잔뜩 뿌려놓고 거실에 나와서 2-30분 기다렸다가 방에 드러가서

겨우 잠을 자느라고 아침에 늦잠을 잤다.

점심으로 냉면을 만들어 놓고 먹으라 하기에

후다닥 먹고 침대에 누어 버렸다.

아내는 말도 하지 않았다.

저녁 때 천변 걷기는 둘이서 나오긴 하였어도 말 한마디 없이 다녀 왔다.

저녁 밥을 먹으라기에 나가서 곰탕국물에 밥을 말아서 후루룩 먹어 치우고

"오늘 왜 당신이 그렇게 화가 났었지?"하고 물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아내가 화가 나도록 내가 뭘 잘 못 한것을 같은데

무슨 일인지 생각이 나질 않았다.

"내가 국악성가를 불렀더니 아래층에서 시끄럽다고 조용히 하랬단다."

내가 그랬었던가?

잘 생각이 나질 않는다.

...............아내는 한 번 성질이 났다 하면......

수십년 전 결혼 초기에 고생한 일부터 시어머니....시누이....내가 술먹고 늦게 들어오는 일 등등

밤에 겨울에 우물에서 찬물에 애들 기저귀 빨던 일까지 나를 공격하면 

나는 할 말이 없다.

죽고 싶을 만큼 비참해 진다.

그러면서도 내가 무었때문에 아내에게 이런 욕을 먹고 있는지 생각이 나질 않는것이다.

한 동안 조용했다 싶었는데

내일 아침에는 제풀에 또 풀려있을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