初伏
김만씨의 전화로 김연호 교수와 나, 셋이서 만났다.
송천동 '가마골' 보신탕 전문집이다.
사장님은 잘 웃지 않고 무뚝뚝한 할아버지(?)....
잘 웃지도 않고 무뚝뚝하지만 보신탕 맛은 일품이다.
애완견 족들이 늘어나고 보신탕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많아짐에 따라
전주에 보신탕 집들이 거의 문을 닫고
몇 집 남지 않았다.
12시 약속이지만 11시 40분에 도착하여 보니 현관에 열명도 넘게 대기한 손님들이 있었다.
김 만씨가 미리 와서 자리를 잡고 김연호교수와 같이 앉아 있었다.
보신탕은 한 참 만에 나왔다. '참이슬' 두 병을 시키서 술을 한 잔 씩 마시며 보신탕을 먹었다.
역시 맛은 옛 날 처럼 변하지 않았다.
"나 다녀 올게!"
"잘 다녀와!~ 나는 보신탕 먹어 본 지가 몇 년이 되었는가?"
아내의 쓸쓸한 표정과 그 말이 자꾸 머리 속에서 맴돌아
한 그릇을 포장을 시켰다.
식사를 마치고 찻 집 '폰타나'에 가는 게 우리 셋이 만나면 정해진 코스인데
내가 보신탕을 포장해서 들고 나오는 것을 본 '김 만'씨는
" 국공은 오늘 폰타나 가지 마시고 어서 집으로 가서 마나님에게 드리세요"
나는 택시를 잡아서 타고 집으로 왔다.
아내가 대단히 기뻐한다.
저녁 식사로 보신탕 한 그릇을 둘이서 나눠 밥을 말아 먹으면서도 아내의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 속에서는 눈물이 핑 돌 만큼 찡~하는 전율이 왔다.
안쓰러움이
미안함이
측은함이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하였다.
천변 걷기를 마치고 집에 오다가
아파트 105동 앞길에서 '영광약국' 약사님을 만났다.
단골 약국의 약사님.....성당의 벤치의자를 완전히 새롭고 튼튼하게 교채해 주신 고마운 신자이다.
땀젖은 우리를 보고 반기며 칭찬하신다.
아내와 외식을 자주 해야 하겠다는 마음의 결심이 잊혀지지 않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