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운동
하늘은 밝았지만
불타는 태양은 아직 동산을 넘지 못하였다
밤새 식어서
숨쉬기 아주 좋은 맑은 공기 마시며
주차장의 차들도
아직 곤한 새벽잠에
단꿈꾸고 있는데
내가 어쩌다 밤의 끝에서 잠이깨어
조용한 새벽 길을 걷고 있었다.
7월의 5일....아침 여섯시
아파트 경내의 산책로,
드문드문 나무 밑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노인들의 운동기구
새벽잠 없는 할머니 할아버지
소리없이 말도 없이
팔돌리기 손잡이를
돌려보고 당겨보고
발판에 올라서서 허리도 돌려보며
하루라도 더
오늘 만이라도 더.....
아프지 않고 살아있기를
바라는 노력이 좋아 보였다.
나도 그렇지 않은가
5605보 걸었다고
휴대폰 만보기가 알려주네
이제 그만
한바퀴만 더 돌고 들어가면
되겠다고 작정하는 나....
현관에서 신, 신으면서
자동으로 시작하는
전자동 묵주기도
오른손에 묵주 들고
왼손에는
환희, 빛, 고통, 영광,
단 수 세는 고리 반지
새끼 손가락에 끼고서
환희의 신비 1단
마리아께서 예수님을 잉태하심을 묵상하면서
시작과 동시에 걷기가 자동으로 작동하는
나는
묵주기도 기계......
교육대학 1년부터
레지오를 해왔으니
매일 매일
60년도 더한 묵주신공
주님께서 인정해 주실지 않으실지
주님뜻에 맡기고
건성건성 돌아가다가
아차차! 천천히....묵상험성 혀야지...
레오 교황님께서
묵주기도는 천천히 깊이깊이
묵상하라 허셨는디....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기뻐하소서
주님께서 함께계시니
여인중에 복되시며
태중의 아들 예수님 또한 복되시나이다.
또박또박 하다가도
어느새
초고속 자동으로 기도는 돌아가고
눈에 뵈는
금계국의 예쁜 자태에 꽃이름 생각하며
묵주기도는 또 건성건성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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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운동을 새벽에 해 버리니
하루가 지루하다
정연희 총무님께서
내일
남종기 신학대 교수 신부님의
마지막 강의를 끝내고
사목회원과 역대 회장도 참석하여
점심을 같이 한다고 참석의향을 물어 왔다.
나는 이제 그러한 모임에
어울려서는 안 될 때가 되었음을 안다.
나의 분수에 맞지 않는 것 같아서
고사를 하여더니
정연희 총무가 하는 말
'일기에 쓰셔야 잖아요?"하는 말을 하였다.
무심코 듣고나서 생각하니
아~!
정연희 총무가 나의 블로그에 일기쓰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생각하며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