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웅 찻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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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처럼 쓸 이야기가 있는 날

뜨거운 中伏,

정일웅 찻집 2023. 7. 21. 22:57

아침부터 보통 더위가 아님을 방안에서도 느낀다.

창으로 들어오는 바람의 열기가 습기까지 머금어

물이 끓는 가마솥을 지키고 곁에 서 있는 느낌이다.

하지만 이런 더위를 못이기고 불평을 하는 나는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가?

 

'유리 공예사'

도자기 가마에 불을 때는 화부 

여름날 철도 공사를 하는 일꾼

용광로 곁에서 금형에 쇳 물을 붓는 철공장의 일꾼들

염전에서 소금을 일구는 노동자

여름날 선박 건조를 하는 용접공

여름 날 뜨거운 햇볕에서 철근을 엮는 건설현장의 노동자들

뜨거운 복 날 ...뜨거운 불 앞에 서서 요리를 하는 요리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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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이 뜨겁다고 투정을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행복해 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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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 미사...박민호 펠릭스 신부님 집전, 딱 30분 걸리도록 강론을 밀도있고 짧게 준비하신다.

펠릭스 신부님은 훌륭한 사제이시다.

많은 공부를 하시고 깊은 사색을 하여서 알찬 강론을 하시는 능력

청년과 어린이, 학생들을 지도하시는 지도력  

성가를 부르는 정확하고 듣기좋은 목소리

음색이랄까? 소리의 '토운'이 아주 좋다.

경건하게 미사를 집전하시는 손짓과 몸짓....모두 흠잡을 데가 없다.

 

교구청에서 본당 신부님을 도와서 사목활동을 하시도록 발령을 받은

젊은 새 신부님을 '보좌'신부님이라고

부르는 명칭에 나는 불만이다.

똑 같은 신부님인데 격이 다른 듯한 표현...'보좌'를 꼭 붙혀야 하는가

 

본당 살림의 결정권이 본당 신부님께 있으니 주임신부라고 부르고

성당운영에 책임만 지지 않으시다는 것 뿐임으로 

 부주임 신부님이라고 하는게 더 좋아 보인다.

 

'보좌신부'라고 하면 아직 정식 신부님이 되시는데

한 단계가 모자란 듯 한 인상을 주는 것이 불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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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래가 전화를 했다.

'운기'가 집에서 냉면을 끓여 먹자는데 날더러 같이 가자한다.

나는 가볍게 승락을 하고 

운기 집에 광래 차를 타고 갔다.

운기는 내가 광래와 같이 나타나니 집에서 냉면 끓이는 걸 생략하고 

'겐돈 소바' 집으로 안내하여 소바를 사서 대접하여 주었다.

괜히 폐를 끼치게 되어 미안하게 생각된다.

최운기는 친구들과 점심을 먹을 때 음식값을 잘 낸다.

마음이 착하고 여리어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대부분 자기가 먼저 계산을 잘 한다.

물론 그의 경제력이 친구들 중에서 좋은 편이기는 하지만

부자들이 더 아끼는 법인데 '운기'는 전혀 그렇지를 못하다.

항상 친구들에게 베푸는 친구이다.

미안하고 고마울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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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날인데

아내에게 삼계탕이나 염소탕을 사 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복날 꼭 외식을 시켜 준다고 약속을 했었는데

또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넘어 갔다.

나에게 직접 말을 하지 않고는 있지만

틀림없이 어느 적당한 기회가 오면 폭발할 것을 내가 안다.

내일이나 모래라도 

내가 먼저 미연에 방지를 해야지......꼭 잊지 않고 아내를 행복하게 해 줘야지.....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