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돌무덤에 핀 들 꽃 6학년이 되고서 한 달이 더 흘렀다. 4월 5일 식목일이 되었다. 강진 면사무소에서 리기다소나무와 밤나무 묘목을 한 리어카 가득 싣고 왔다. 학생들은 모두 괭이와 호미를 들고 나와 식목 행사를 대대적으로 실시하였다. 워낙 일을 잘하고 부지런한 아이들이라 점심시간이 채 못 되어 식목 행사를 다 마치고 학생들을 하교시키고 선생님들은 한가한 마음으로 마을의 막걸리 파는 가게에서 막걸리를 마시고 있었다. 하얀 체육복 바지와 흰색 와이셔츠를 입고 작업을 하였기 때문에 나는 그대로 동료 교사들과 함께 술을 마셨다. 나는 워낙 술을 잘 마실 수 있는 체질을 타고났는지 남들보다 두 세배는 더 마셔도 취하지 않는다. 점심때가 훨씬 기울 때까지 신 김치 한 가지에 술을 마셨기 때문에 모두 거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