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초임지 부임 나의 교단생활 첫 출발은 전라북도 임실군 강진면 학석리에 신설되었던 학석 초등학교에서부터 시작되었다. 1966년 4월 1일 임실군 교육청에서 사령장을 받아 들고 순창행 완행버스에 올라탄 나는 사뭇 부푼 기대와 설렘을 느끼며 갈담이라는 곳에서 버스를 내렸다. 학석초등학교가 어디에 붙어 있는지 알지 못하는 나는 같이 내린 승객 중 이곳 주민 인 듯 보이는 낯선 농부에게 "학석초등학교를 가려면 어디로 가야 합니까?" 하고 물었다. 그는 나를 위아래로 한번 훑어보고 나서 산 쪽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쩌짝 산밑에 질(길)로 쪼옥 따라 올라가면 있씰것잉게 가 보쇼"하는 것이었다. 트럭 한 대쯤은 다닐 만한 꽤 넓은 산길은 참으로 한적하였다. 나지막한 야산이 줄기줄기 이어진 산자락에 구불구불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