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겨울을 나는 풍란처럼 살아온 최 우남의 성장기 아들을 낳아야만 하는 강박관념.... 종족유지의 본능이라고나 할까? 유교적 관습에 젖은 시대 풍조 때문일까? ‘박 시약씨(장모님의 호적 이름)’의 아들에 대한 집착은 그 누구보다 컸다. 따라서 다섯째 딸의 출산은 그녀의 최대의 수치요 집안사람들에게 죄를 지은 것이었다. 다섯째 딸은 저주받은 운명처럼 생긴 모습마저 보기 싫게 생겨서 전혀 애착이 생기지 않았고 자기의 딸이라기보다는 원수 덩어리라는 생각이 더 컸다. 그러기에 이 보기 싫게 생긴 신생아가 어서 병들어 죽기만을 고대하고 있었다. 젖이 불어터져서 아파서 견딜 수 없을 때 어쩔 수 없이 젖을 먹였고 울거나 말거나 아무렇게나 내팽개쳐서 관심을 두지 않았다. 아이는 산골짜기 외딴집에서 아무도 들어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