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최우남을 처음 만나던 날 임실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3시경이었는데 나는 집에 가방을 놓고 바로 학교를 찾아갔다. 학교는 이미 방학을 하여 텅 비어 있었고 교무실의 조개탄 난로 가에 일직교사와 교감선생님 교무주임선생님 그리고 낯이 익어 보이는 젊은 여직원이 새로 부임하였는지 맑은 목소리로 웃으며 그들과 말을 나누고 있었다. 나는 그 여인이 이제 막 행정직을 시작하여 교육청과 ‘청웅초등학교’를 거쳐 우리 학교에 전근하여온 '최우남'양임을 알았다. 그녀의 명성은 짧은 근무기간임에도 많은 사람들의 입줄에 오르내릴 만큼 명랑하고 능력 있고 인성이 좋은 아가씨였다. 그녀가 ‘오정리’에서 교육청 쪽으로 출근할 때 읍내에서 ‘오정리’ 방향으로 가는 출근하는 나와 길에서 가끔씩 만나던 오동통하고 귀여운 아가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