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웅 찻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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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처럼 쓸 이야기가 있는 날

無爲徒食...이래도 되는 걸까?

정일웅 찻집 2023. 4. 17. 21:36

나의 삶의 패턴이 이렇게 나약하고 무의미한 일상을 지내어도 되는 걸까?

아내가 수술을 하고 눈의 안정을 위하여 운동을 삼가하라는 의사의 지시를 받고

함께하던 천변걷기를 하지 않자 나도 같이 하지 않게 되었다.

요즘은 유튜브의 '여배우의 책방, 달세뇨의 책읽어 주는 여자'를 틀어 놓고

옛날에 읽었지만 기억이 가물거리는 책이나, 읽어 보고 싶었지만 읽지 못했던

책의 제목을 골라서 귀로 책을 읽고 있었다.

시력도 시원치않은데 좋은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달세뇨'의 감미로운 목소리와 내용의 줄거리를 생각하며 듣는 기분도 새롭고

무엇보다 눈이 편해서 좋았다.

'셜록 홈즈 씨리즈'

동화 '보물섬' '몬테크리스토 백작' '소공자' '소공녀' '어린왕자' '생쥐와 인간' 등등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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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었던 시절부터 나의 일상은 무척 바쁘게 보낸 것이 버릇처럼 되어

요즘처럼 하릴 없이 보내자니 며칠이 못가서 지겨운 한가로움이 되어 버렸다.

 

그림을 그린다고....

아코디언을 친다고....

색소폰을 분다고....

노래방에서 술 마시며 노래하고....

악단을 지휘한다고...

해금을 배운다고.....

당구를 친다고.....

오늘 밤에 가르쳐야 할 노래의 악보를 다운 받아서 준비를 하고

술도 마셔야 하고 노래방에서 노래도 불러야 하고 친구들과 어울려서 

구경도 다녀야 하고 

내가 운전을 하여 전국을 돌아다니고

시간을 내어 외국을 돌아다녀야 하고 

수도 없이 많은 모임들.....

수도 없이 많은 친구들......

성당 일, 집안 일, ......할 일들이 너무 많아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세월이 가는 줄도 모르게 바쁘게 살아왔던 내가

팔순의 나이가 되자 나의 모든 생활이 사경증으로 무너진 건강과 함께 취미생활까지

나에게서 멀어져버려

요양병원에 앉아 죽음을 기다리는 환자와 무엇이 다르랴는 자괴감이 나를 비참하게 만든다.

 

아내를 도와 마늘을 다져 놓고

식사 후에 설거지를 한다. 

이게 뭐냐?

정 일웅!!! 너 이게 뭐냐고?

벌써 죽을래?

벌써 생을 마감하려는 사람 흉내를 내야 하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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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라도 해라

황창연 신부님의 강의 생각 안나니? '누죽 걸산.......우면 으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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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사중  졸업생들이 '총 동창회 친목 체육대회'를 한다는 6월 17일(토)이

하필이면 나의 결혼 50주년 '금혼식'기념 가족 전체모임을 하는 날이라서

어차피 체육대회에 참석을 하지 않으려 했었는데 

잘 되었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