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영보회에서 제일 멋쟁이며 똑똑하고 잘생기고 멋있게 살던 '한용섭'이가
서울로 이사를 간 후에도 우리의 회의 날에 자주 내려오곤 했었는데
몇 년 전부터는 내려오지 못하고 가끔씩 전화만 주고 받는 사이가 되었다.
그래도 전화를 하면 명랑하게 받고 친절하던 그 정겨운 친구가
한 달 이상 전화를 하여도 받지 않는다고
한기환이가 우리에게 걱정을 하며 알려 줬다.
한기환은 한용섭과 성씨도 같고 유난히 둘이서 가깝게 지냈었다.
필시 무슨 말 못할 사정이라도 있는 가 보다.....하여
한기환이가 서둘러서 길주 광래 나와 함께 서울로 올라가 보기로 한 것이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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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가 용산역에 도착하여 영감들 네 명이 내렸다.
옛날 영화 '와룡선생 상경기'가 생각난다.
뚱뚱이(양훈), 홀쭉이(양석철), 합죽이(김희갑), 막둥이(구봉서).와 아버지(이종철?)이 출연하는
고전 코미디 영화의 한 잠면 같았다.
병원이 용산 전자상가 근처의 '정형외과'라는 것밖에는
병원 이름도 모른다,
병원에서 식당을 운영한다는 용섭이의 처 이름도 모른다.
서울에 김서방 찾아 간다는 옛날 이야기의 영감탱이를 생각하며
'찾을 수 있을까?하며 웃었다.
기환이가 공무원 시절에 '동장'을 하였었으므로 뭔가 달랐다.
용산 역에서 가까운 '동사무소'를 찾아가서
용산 전자상가 근처의 '정형외과'의원이 두 곳 있다는 것을 알아내었다.
두 곳 모두 찾아가 볼 양으로 가까운 곳에 들렸는데 전혀 관계 없는 곳이었다.
남은 한 곳이 '서울 성심 정형외과'였다.
114로 전화하여 성심정형외과의 전화번호를 알아내고 눌렀다.
간호사가 전화를 받았다.
(간호사) "서울성심 정형외과"입니다.
(한기환) "한아름이라는 간호사 계십니까?"
(간호사)"제가 한아름 인데요....
(한기환) 니가 아름이냐? 나 한기환...아빠 친군데...
(간호사) 네~~안녕하세요 잘 알죠
(한기환) "야! 너그 병원에 찾아갈라면 택시를 타고 어디로 가면 되냐?"
....
우리들은 택시를 타고 병원 앞에서 내렸다.
용섭이 딸 '한 아름'이가 아주 어렸을 적 본 기억이 나지만 어머니 쪽을 많이 닮은 것 같았다.
"너그 아부지 지금 어디 계시냐?"
"집에 계셔요"
"근디 왜 우리가 하는 전화를 안 받는 다냐?"
"그럴 리가요! 잘 받으시는데요"
"어디 아프냐?"
"아니요?"
우리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병원 바로 옆에 카페에 가서 계세요 엄마 금방 올거얘요"
카페에는 사람들이 많았다.
한쪽에 있는 테이블에 영감 넷이 앉았다.
잠시 후 용섭이 각씨가 왔다.
반갑게 서로 인사를 나누었다.
용섭이가 늦 장가를 갔을 때 나이가 어린 신부였었다.
얼굴이 확 피어나고 좋아 보였다.
"용섭이가 왜 전화를 안 받는디야?"
".........글쎄요....우울증이 좀 있기는 한데......"
"우울증이 심해?" "어디 여행이라도 갔는가 혔네"
"그래요.....해외 여행 떠났어요 "
"언제?....어디로?"
"한 달 더 됐을 까요? 어디로 갔는지는 잘 몰라요"
?????????????????????
우리들은 금방 눈치를 챘다.
더 이상 캐 물으면 안되다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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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섭이가 나와 동갑인데 그의 아내는 예순 두 살이란다.
젊어도 한참 젊다
식당 일을 안 한지가 꽤 됐단다. 얼굴에 윤기가 번지르르 한 게 사는것이 재미 있나보다.
.................늙으면 눈치 100단이 된다. 그래서 더 묻지 않고
기념으로 사진 한장을 찍어 왔다.
광래 이 촌놈이 지하철을 한 번도 안 타봤단다.
우리도 타본지가 오래여서 늙은이 우대 티켓을 뽑는 것을 아무도 몰랐다.
역에서 근무하는 젊은이가 주민등록증 사용하는 것을 잘 가르쳐 줘서
광래가 원하는 장소 "양평"까지 표를 끊었다.
서울은 역시 좋다 ....쾌적한 지하 철에서 더위를 식혔다.
양평가는 지하철을 탄 우리 촌 영감들 모습을
앞에 앉은 총각 한테 부탁해서 찍었다.
'양평'하면 해장국이다. 양평 역 관광 안내원에게 물어서
양평 해장국 집을 찾아갔다.
양이 많으면서도 해장국 국물이나
선지와 천엽이 얼마나 많이 들어 있는지 나는 절반도 못 먹었다.
名不虛傳...역시 맛도 기막혔다.
광래만 깨끗하게 다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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