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웅 찻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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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처럼 쓸 이야기가 있는 날

봄 처녀 제- 오시네 ( 오늘이 驚蟄)

정일웅 찻집 2025. 3. 5. 17:00

 

 

바람끝은 아직 차갑기는 한데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듯 마는 듯

봄비가 오는동 마는 동 한다.

잠자던 깨구락지가 놀래서 깨어 난다는 驚蟄

 

나는 산에 올라가서 노래하기를 좋아하였다.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에는

아내와 함께 오르던 연석산

연석산의 더덕은

나와 아내가 나타나면 그날이 제삿날이라고 통곡하며 울었다.

더덕이 울면 더덕 냄새가 아내의 콧잔등을 간지럽힌다.

아내는 틀림없이 더덕밭을 찾아내고야 만다.

더덕은 군락을 지어서 산다.

한 곳을 찾으면 그 근방에 적어도 일고여덟 뿌리의 더덕이 꼭 있다.

더덕을 캐는 연장은 자그만하고 강철로 만들어진 빠루(장도리)한 자루

 

더덕이 있는 근처에는

취나물도 많이 있다.

 

 

연석산의 골짝골짝은 수도 없이 많다.

그 골짜기를 들어가 보지 않은 곳이 거의 없다.

등산로만 따라가면 더덕은 구경하기 힘든다.

더덕은 양지바르고 험악한 경사가 있는 자갈 밭에 많이 있다.

 

아내와 내가 하루 분 더덕을 캐서 돌아 올적에

산골짜기 물가에가서 더덕을 씻으면 그 근처에 더덕향이 멀리 퍼진다.

 

깨끗하게 씻은 더덕과 취나물을 배낭에 가득 넣고

내려 올 적에는 

아내와 내가 산이 떠나가도록 노래를 불렀다.

2중창으로 부르면 멀리서 듣고 가던 등산객이 박수를 치며

"부라보!"를 외쳐 주기도 한다.

 

넓은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즐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배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 바다에 춤추는 잔물결-같은 검은 귀밑어리 날리는 어린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지고 이삭줍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알-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벼개를---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함부로 쏜화살을 찾으러 풀섶이슬에 함초롬 휘적시던 곳

그곳이---차마 

꿈엔들

꿈엔들 꿈엔들 

잊힐----리   야------------------

이 글을 쓰면서 노래를 하며 쓰기에 엄청 길게도 씌여졌다.

 

봄이 좋긴 좋은가 보다.

 

그 봄이 지금 오고 있다.

 

오늘은 재의 수요일

'너는 흙에서 났으니 흙으로 돌아갈 것을 명심하여라'

신부님은 신자들의 이마에 재를 얹어 십자를 그으며 

하느님의 말씀을 대신 들려 주신다.

 

오늘부터 사순절이 시작된다.

4월 19일이 부활성야 미사이다.

부활성야의 제대 앞에 나의 그림이 놓여 질 예정이다.

확실하지는 않아도

'오틸리아' 수녀님이 나의 그림.....'예수님의 빈무덤' 이미지 그림 두 장을

알아서 골라 어떻게 만드시겠지.....

내일이나 모래 쯤 

박길주 차에 그림을 싣고 가서 수녀원에 올려 놓아야 겠다.

다음은 수녀님께서 알아서 하시겠지

 

그림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실사'를 하라고 당부해 드렸다.

 

 

 

봄처녀

               이은상 시,  홍난파 작

봄 처녀 제-오시네

새 풀 옷을 입으셨네

하얀 구름 너울 쓰고

진주 이슬 신으셨네

꽃다발 가슴에 안고

뉘를 찾아 오시는고

 

님찾아  가는 길에

내 집 앞을 지나시나

이상도 하오시다

행여 내게 오심인가

미안코 어리석은 양

나가 물어볼까

나가 물어 볼까

 

봄이 오면

            김동환 작사, 김동진 작곡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네

진달래 피는 곳에 내 마음도 피어

건넛마을 젊은 처자 꽃 따러 오거든

봄만 말고 이 마음도 함께 따가주

 

봄이 오면 하늘 위에 종달새 우네

종달새 우는 곳에 내 마음도 울어

나물 캐는 아가씨야 저 소리 듣거든

새만 말고 이 소리도 함께 들어주

 

나는야 봄이 오면 그대 그리워

종달새 되어서 말 붙이다오

나는야 봄이 오면 그대 그리워

진달래 꽃이 되어 웃어 본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