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웅 찻집
등대찻집에 오심을 환영합니다.

일기처럼 쓸 이야기가 있는 날

아내의 바램

정일웅 찻집 2022. 11. 12. 20:41

시내 관광이라도 하였으면 하고 바래는 아내

여수나 순천이라도 .city tour를 하고 싶은 아내

가까운 일본 오끼나와라도 다녀 오고 싶은 아내

이 모든 것이 나의 밤길 걷는 상태를 보면서 

이젠 모든게틀렀구나 하며 포기를 하는 아내에게 너무나 미안하고 볼 면목이 없다.

 

우리 이렇게 오손도손 오래 살게........

그래

이렇게 둘이서 천변을 걷고 옛 이야기 하며 오래 살게................

그래야지......

당신은 오래 살거야!

어머니 닮아서 오래 살거야!

응! 그랬으면 좋겠지!

여행 같은거 안 가도 좋응게 오래오래 살아줘!

응 ....................

 어제 아내는 여행용 가방을 4개나 다 쓰레기 장에 가져다 버리며 경비원에게 처리비용으로 15000원을 주었다.

여행가방은 모두 멀쩡하게 쓸 만 한 것들이었다.

내가 해외 여행도 국내 여행도 못갈 것 같다는 말을 하였더니

아내는 자기 마음을 비우는 뜻으로 여행용 가방부터 없에버리려고 하였나보다.

보면 여행을 가고 싶고 남편은 사경증으로 밤길을 잘 걷지 못하고.......

가슴이 미어지는 절망감을 없에기 위해서 단호하게 가방부터 버렸나보다.

....가방 들은 모두 바퀴도 멀쩡하고 모양도 좋은 것들이어서 

성당에 다녀오니 누군가 다 가져가 버리고 없었다.

 

천 변 산책로에서 아내의 사랑드런 고백을 들으니

울컥 눈물이 솟는 것을 들키지 않으려고

묵주기도만 열심히 드리고 있었다.

 

그래 그렇다.

내가 오래 살아주는 것만이 아내를 사랑하는 길이다.

아내는 내가 없으면 며칠도 못 살고 죽을 것만 같다.

 

쓸쓸함과 고독

허전함과 외로움 

넓은 방에서의 무서움과 외로움을 못 견딜 것이다.

 

내가 오래 살아 주어야 한다.

나보다 8년이나 젊은 마음 약한 아내

오직 나 하나에서 그녀의  모든 즐거움과 웃음과 희망과 기대와  기쁨이 나온다.

 아! 

자꾸만 자신이 없어져가는 나의 건강 상태가 걱정이다.

과연 얼마나 버티고 살아 줄 수 있을까?

무조건 나는 현재의 불편한 상태를 유지하면서라도 

무조건 오래  아내 곁에 살아 있어야 한다.

 

하느님!

아내의 소박하고 순수한 마음의 바램을 들어주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