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나의 나이는 좀 복잡하다.
내가 중학교 시절에 나의 출생지인 목포시에 가서 나의 호적 등본의 원본을 본 일이 있다.
일제 말기였던 단기 4277년 2월 18일 생이라고 잉크를 찍어서 펜으로 얇은 한지에 쓴 호적 원본을 보았었다.
얇은 한지의 호적 원본은 모두 한자로 씌여 있었는데 達筆의 面書記가 쓴 것이었고 내려 쓰기로 쓴 책은
왼편에 노끈으로 구멍을 여러 곳에 뚫어 놓은 곳을 메어서 만든 책이었다.
많이 넘기느라고 종이가 부풀고 글씨가 희미해 진 곳도 있었다.
숫자는 모두 한자의 가진 자로 씌여져 있었다.
그러던 것이
호적을 새로운 양식으로 재 정리하는 과정에서 檀紀를 西紀로 옮기는데
서기 1945년 4월 18일로 잘 못 기재되어 버렸다.
일 손이 부족해서 상업고등학교 학생들을 동원하여 새로운 호적부 정리를 하는데
학생이 한자 숫자의 약자를 잘 못 읽어서 그리 되었다.
그래서 덕분에 나는 정년 퇴직을 1년 6개월 늦게 하게 되었다.
나는 더 젊어 졌다.
法的으로 나는 아직 70대이다,
78세 2개월이 된 것이다.
아무튼 젊어져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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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장마 답게 비가 내렸다.
천변 걷기를 생략하고 실내운동으로 대신하였다.
천둥이 치고 빗줄기가 거세게 내리는 순간도 있었다.
나는 비오는 날이 좋다.
비오는 날 양철 지붕 밑에서 잠을 자던 때가 있었다.
양철지붕은 빗소리가 선명하게 잘 들린다.
빗소리를 들으며 낮잠을 자면 꿈도 많이 꾸어지고 아늑한 기분이 들어서
행복한 느낌을 받는다.
저녁에도 비가 내렸으면 좋겠는데 이제는 비가 개였다.
내일 또 내린다 하니 기대를 해 볼 일이다.
태풍 '볼라벤'이 왔을 때
아파트 11층에서 바람소리, 빗소리, 유리창 흔들리는 소리가 요란 할 때
건지산의 커다란 단풍나무가 뿌리채 뽑히고 화산공원의 수십년 된 아카시아 나무
상수리나무가 뿌리채 넘어져 있었을 때 처럼
요란한 빗소리, 바람소리를 한 번 더 듣고 싶은 것은
내가 안정된 환경에 살고 있는것을 느끼며 행복해 보려는
어린애 같은 마음이 아직도 내 맘 속에 있는 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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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핸드폰을 베개 옆에 놓고
유튜브를 틀어 성우 '아크나(아낌없이 크는 나무)'의
감미로운 목소리를 들으며 잠에 들고 싶다.
막둥이가 안부 전화를 해 주었다.
막둥이를 생각하면
언제나 마음이 애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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