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남 신부님...최용준 신부가 우리 집에 11시 쯤 도착한다고 전화가 왔다.
남원 도통동성당 사제관에서 출발하면서 전화를 하시는 것 같다.
최신부님은 무척 애연가라서 집에 오면
나와 담배피우는 것이 즐거움 중의 하나였는데
이 위기를 어떻게 넘기나.....
최신부님이 오셨다.
누나와 매형 집에 오는게 신부님의 친정이다.
누나가 다섯명이 있었는데 벌써 두 분이 돌아가시고 두 분은 건강이 좋지 않으시고
막내 누나와 매형인 내가 신부님의 가족인 것이다.
전에 같으면 신부님이 우리집에 오자마자
담배부터 한 대 씩 피우고 얘기를 시작하는 것이 순서인데
담배피우는 장소에 의자 한개만 놓고
신부님께 '여기서 피우세요'......하고 말하는 나의 어색한 표정을 보더니
"담배 끊으셨어요?"하고 약간은 섭섭하고 실망 한듯 말하는 것이었다.
"오늘이 닷세째인데 성공할런지 모르겠네요...."
신부님 혼자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너무 쓸쓸해 보여서
'에라 모르겠다. 오늘은 피우고 신부님 가시면 그때 또 끊자..... '하는 말이 금방 입에서 튀어 나오는 것을
참았다.
누나가 차려 주는 '아점'(아침 겸 점심)식사를 맛있게 드시고 삼천동에 신부님이 마련하신 집으로 가셨다.
(오랜만에 누나와 신부님이 정답고 편하게 대화를 주고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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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5시 반에 '일상혁명' 만남이 있는 날이다
방혁이가 연락이 안되고
아마 남상윤과 이명재 그리고 나, 셋이서 만나게 될거 같다.
장수 한우 정육, 생고기 식당....코로나 이전에 우리 셋과 방혁 까지 넷이서 두달에 한 번 씩 만나던 식당이다.
셋이서 소주 두 병과 맥주 세 병을 불고기 쌈밥에 먹었다.
나와 늘 담배를 같이 피우던 '이 명재'가 나에게 눈짓을 보낸다.
담배 피우러 나가자는 신호이다.
"나! 담배 끊고 있어....목이 안 좋아서....."하고 얼버무려서 명재 혼자서 담배를 피우고 오도록 하였다.
금방 따라 나가서 한 대 얻어서 피우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지만 용캐도 잘 참았다.
신부님 가시고나서 점심을 간단히 먹고
천변 걷기를 하였다. 오늘은 서일공원 코스를 택하였다.
공원 옆 편의점에서 '붕어빵 아이스크림'을 사서 먹고 싶어서였다.
점심이 좀 시원찮아서인지 아이스크림이 맛있었고 힘이 나는 것 같았다.
닷세가 저물어 간다.
내일은 또 오병선의 고비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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