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란처럼 살아온 나의 이야기 1. 목포발 서울행 완행열차 1944년 음력 2월 18일. 아이를 낳으려는 아낙내의 진통소리가 방안에서 간간이 흘러나왔다. 동네 아낙들과 나이 먹은 이웃 아낙네들의 수군대는 소리가 창호지 밖을 비집고 나왔다. ........................ "나온다! 심써!" "쬐까만 더 힘써!" "올채! 올채! 쬐까만 더!" .......................... 오랜 시간 한 여인의 처절한 몸부림과 긴장과 초조함이 온 방안에 퍼질 즈음 '아------ㄹㄱ 응- 아-------ㄱ ㄹ ㄹ' 우렁찬 고고성(呱呱聲) 소리가 방안의 긴장을 찢었다. "오매! 오매! 아들이네 ! 이내기(해남 땅끝마을 예낙리의 속칭) 떡(宅)! 고추 달고 나와 부렀어!" "워매 잘 히부렀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