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웅 찻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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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흉내 내기

새벽 통근 선생님

정일웅 찻집 2007. 7. 20. 11:11

새벽 통근 선생님

 

이불 덮은 산들이
아침잠 더 자도록
버스는 조용히 산길을 달린다.
선잠에서 덜 깬 버스
꿈꾸는 듯 천천히 산길을 달린다.

버스안의 사람도
사람태운 버스도
하얀 꿈속을 간다
몽롱한 꿈을 꾸며

안개 속에 묻힌 길이
산길인지 하늘길인지
미궁으로 달리는 버스는
꿈꾸는 요람.

간단없는 진동은
깊은 잠 재촉하고
조용할 손 엔진 소리
어머니의 자장가

새벽마다 꿈 틀 타고
출근하는 선생님들

간밤 꿈엔 고향부모
만나 뵙고 좋았는데

안개 길 아침 꿈엔
학생들을 만난다.

꿀맛 같은 아침 덧 잠
번쩍 깨어 날 때는
아침해 눈부시게
차창에서 빛나고

어느새 다 왔구나
백오십리 장수 길

지금부터 시작이다
신명나는 학교생활

 

 

장수군 계남면 계남중학교에 근무할 때

관광버스를 대절하여 통근을 하였다.

전주에서 장수 백 오십리길




(꿈틀: 잠자며 타는 버스를 이렇게 써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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