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웅 찻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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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흉내 내기

진안의 가을

정일웅 찻집 2007. 7. 20. 11:07
진안의 가을


진안의 가을은
암마이산의 앞치마
어깨끈에서 시작된다.

숫마이산의 도도한 이마가
파란 하늘에 솟아
삥-둘러 한바퀴
오는 가을을 살피는데

암산이
옆구리 쿡 질러
'어딜봐!' 하며 눈흘긴다.

깜짝놀라
더 꼿꼿해진
숫마이산의 당당한 기둥이
으젖하게 몸추스리고 딴전을 피운다.

탑사의 돌탑들과
바위틈에 산새들이
'또 싸우나봐!' 하며 웃는다.

"나도 산이야--!"
'나도산'의 울음소리
또한번 울리지만

아무도 바라보는 이 없다

'나도산'에도 단풍은 고와지는데--



(전북 진안군의 진안읍에 말귀처럼 솟은 두개의 바위산 봉이 있으니
이를 '마이산'이라 하고 마이산의 북서쪽에 준수한 바위산이 있는데
이를 '나도산'이라 한다.

나도산은 마이산의 명성에 눌려 알아주는 이가 없다고 밤마다
'나도 산이다--'하며 소리내어 운다는 전설이 있다.

마이산의 남쪽 기슭에 이갑룡씨가 쌓았다는
수십개의 석탑이 아름답게 늘어선 탑사가 있어서
마이산의 정취를 더욱 인상깊게 느끼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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