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웅 찻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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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흉내 내기

8년 전의 감격을 읽어 본다.

정일웅 찻집 2010. 6. 24. 00:00

억만송이 붉은 꽃 (2002.6.4.한국:폴란드 축구경기에 2:0승리를
감격해 하며 붉은 악마 응원단과 히딩크님이
이끄는 한국 국가대표 선수들의 선전을
축하하며 감격에 겨워 술을 마시고 쓴 글)

정 일 웅

 

억만송이 붉은 꽃

여기는 대한민국
사루비아 억만송이가 밀집하여 피었다.
붉은 장미 천만송이가 흐드러지게 피었다.
백록담의 경사면에
백두산 천지의 비탈진 언덕에
대합실에, 공원에, 광장에, 식당에,
고시원 골방속에도
달리는 전철 속에도 붉게 타는 꽃들은 
붉은 악마라는 이름표를 달았다.

벙긋 벌어진 꽃 봉마다에서
뜨겁게 토하는 염원의 열기
꽃봉지 모두가 확성기되어
지축을 흔드는 웅장한 함성
마그마를 터트려
커다란 불줄기 우주에 솟구친다.

쿵쿵뛰는 심박소리, 지축을 울린다.
멈추었다 내뿜는 심호흡, 바닷물을 움직인다.
억만개의 눈총이 과녁하나를 겨눠
염원의 탄환 수없이 쏘아 댈 때.

세상을 휩쓰는 핵폭탄의 회오리
황선홍의 발뿌리에서 방아쇠를 당겼다.

지상에 살아있는 모든 생명들
숨죽이고 운명앞에 무릎을 꿇는다.
아! 위대한 대한민국의 아들들아!
아! 아름다운 대한의 꽃들아!
이겨라! 터트려라! 한번 더 휩쓸어라!

하늘은 응답했다.
천둥처럼 번개처럼 핵폭탄의
토네이도 '유상철'의 발뿌리에서 방아쇠를 당겼다.

단군의 피를 이은 나의 겨레여
민족의 뜨거운 피가 흐르는 모든 사람들이여
온 세상 구석구석에서까지
일제히 소리 맞춰 박자에 맞춰
처음으로 불러본 대 합창의 노래여!

대-한 민국. 쿵-쿵쿵쿵

우리는 이 세상에 위대한 선구자
온 세상이 우리 앞에 무릎꿇을 그날까지

형제여 겨레여 뭉치자 다지자

오늘처럼 힘있게
오늘처럼 장하게
오늘처럼 으젓하게
오늘처럼 용감하게
오늘처럼 순수하게
오늘처럼 하나되어
오늘처럼 붉게
억만송이 꽃들이 하나의 향기 뿜어내듯

위대한 대한민국 창조하여 나가자.


(월드컵 16강을 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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