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웅 찻집
등대찻집에 오심을 환영합니다.

수필처럼 쓴 이야기

아내의 수기(방송대 관광학과4년)

정일웅 찻집 2013. 8. 1. 14:27

 

<아내 최우남은 공부에 한이 맺혀 진갑이 넘은 나이에도 대학을 다닌다.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방송대의 <가정학과> <행정학과> <법학과>를 졸업하고

중부대학교에서 대학원과정으로 <사회복지학과>에서 석사를 따고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을 취득한 후

방송대의 <관광학과>에 편입하여

금년에 졸업반인데 줄곳 성적우수 전액장학생으로 다녔으며

이제 4학년 졸업학기를 맞았다.

방송대에서 교재활용 학습 수기모집에 다음과 같은 글로 응모하였다.>

 

 

역사의 거울이며, 시대의 아이콘 도시와 건축

 

1. 이 책을 선택한 이유

나는 직장 은퇴 후에, 손자를 키우느라 1년여, 허리 수술하여 회복하느라 3년여를 그냥 보냈다.

나이가 들어 건망증도 심해지다 보니, 나중에 치매에 걸릴 것이 염려되어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방송대였고 관광학과였다.

나는 해외여행(도시)을 상당히 많이 다녀왔으므로, 세계의 도시와 건축이라는 과목에 흥미도 있었고, 가본 곳이 아직 기억에 남아 있어, 학점 따기에는 더 없이 수월할 것도 같고 패키지여행으로 돌아본 수박 겉핥기식의 지식을 확고히 하기 위해서 이 과목을 선택하였다.

 

2. 이 책 선택에 대한 후회

이 책은 400여 페이지에 달하며, 페이지마다 작은 글자가 1,300여자나 적혀 있었다. 물론 사진이나 도안, 도표, 조감도 등이 있어 아주 좋았지만...

노안 돋보기를 쓴 나에게, 빽빽이 적힌 작은 글자들은 눈에 피로감을 주었다. 게다가 워크북도 없어서 이 책의 내용을 어떻게 요약을 하며, 어디가 중요한 곳인지도 추려내기가 어려웠다.

15장에 걸친 이 과목은 12개 도시를 대상으로 집필자도 10명이나 된다.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필진들이기에, 이 책이 활용하는 지식의 폭은 대단히 넓고 깊었으며, 1장이 한 개의 과목으로 편성되어야 할 만큼의 많은 내용을 담고 있었다.

워크북도 없고, 요약도 어렵고, 발췌도 어려운데다, 지식의 폭은 대단히 넓고 깊었다.

쌓는 지식도 좋지만 어떻게 공부를 해서 학점을 따느냐.... 막막했다.

수강신청 전에 교과서를 볼 수가 없었으니, 그저 제목만보고 수강신청 한 내가 무척 바보스러웠다.

 

3. 힘든 공부 과정의 극복 전략

아파트 단지 내에 다정하고 친한 나의 수다쟁이 친구들<모임이름:카라>이 있다. 건강문제와 가정사로 인하여 해외여행을 못 다녀온 이들에게 재미있게 해외의 여러 도시와 건축에 대한 얘기를 들려주어 이들이 즐겁게 해외문화를 알도록 해 주자.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교재를 외우는 공부부터 해야 한다.

어려운 공부를 즐거운 마음으로 하자고 마음먹고 교재 내용 암기전략을 새웠다.

각 장을 1주일에 1장씩 공부하기로 하고, 먼저 책을 읽었다. 책을 읽고 밑줄을 그어야만 하는데, 무엇이 중요한지 잘 모르겠다. 일단 1장을 한번 읽는데 1시간 이상이 걸렸다. 돋보기를 벗으면, 눈물이 흐르고 시야가 흐려져서 더 이상 계속하기가 어려웠다.

다음날 방송강의를 들었다. 어제 읽은 책 내용은 거의 지워지고 없었지만 강의를 듣는 도중도중에 컴퓨터를 멈추고, 아니면 뒤로 돌려가며, 노트에 강의내용을 옮겨 적어가며 선생님 말씀을 이해를 하려고 애썼다.

다시 책을 읽으며 노트를 본다. 이렇게 하니 내용이 조금씩 머릿속에 정리되었다.

그리고 나서 중요한 요점과 외워야 할 내용을 A4용지에 싸인펜으로 크게 적어 정리해두었다.

이 메모지는 매일하는 운동으로 화산공원을 오르는 나의 길동무가 되어주었다. 산길을 걷는 도중 한적한 곳에서 작게 접은 종이를 펼쳐보고 적힌 내용을 읽어보며 머릿속에 되뇌어 보지만 그래도 잘 외워지지 않는다.

그래서 내가 여행했던 도시는, 머릿속에 여행 장면을 떠올리며 메모내용과 연계시켜 스토리텔링을 구성하였다. 마치 영화를 만들 듯....

그렇게 하여 스토리 내용을 자꾸 반복하여 되새겼다.

그 날 공부한 그 요약지는 부엌에 가져가서 눈높이 정도에 붙여두고서, 밥하거나 설거지 할 적에 가끔 힐끔힐끔 본다. 덕분에 그릇을 깨기도 했지만 그래도 조금씩 외워진다.

친구들에게 말 해 주기 위해서는 예행연습이 필요하였다.

그래서 밤에는 잠들기 전에 남편에게 그날 공부한 내용을 주절거린다. 70세 된 남편은 질리지도 않은지 나의 주절거림을 잘도 참고 들어준다. 남편이 듣기 지겨울 줄 알면서도 나는 계속 주절거린다. 머릿속에 새기기 위함이다.

치매 방지책으로 남편도 방송대에 같이 입학하였으나, 남편은 1학기도 못하고 도중 포기해버렸기에 나라도 잘 하라고 참아주는 모양이다.

남편에게 들려준 이야기를 친구들이 모이는 아지트에서 만나 얘기를 들려주었더니 친구들의 감동하며 즐거워하였다.

 

4. 책의 내용(들려준 이야기의 내용)

1) 첫 번째 이야기: 1~3장에 나오는 서울이 수도로 되는 과정과, 중세도시에서 근대도시로 변천해가는 과정, 여기에 따라 근대건축이 도입되어 전개되고 변화하는 과정, 한국 근대도시의 특수성과 도시 주거의 흐름을 자세히 얘기해 주었다. 2)두번째 이야기 : 4장의 일본의 수도인 도쿄에 대해서이다.

에도가 탄생하여 성장하고 일본제국의 수도로 되어가는 과정과 이 도시의 역사, 구조, 특징들이다. 내가 느낀점은, 도시의 역사도 그 나라의 역사적인 사건들과 정치와 문화와 맞물려 돌아갈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정치상황과도 완전히 맞물려 돌아간다는 요지의 얘기를 들려주었다.

3) 세 번째 이야기 : 5장의 중국 동방의 진주라 하는 상하이에 대해서 얘기 했다. 전근대사를 뒤흔든 격동의 진원지이며, 전통과 근대, 중국과 서구, 부와 빈이 극대극을 이루는 모순의 공간이 공존하고 있어, 도시공간의 분절적 면모와 그 통합의 과제가 남아있음을 시사 하며.

4)네번째 이야기 : 6장의 인도의 수도 델리에 대해서다. 인도의 도시 성립과 번성, 그리고 식민시대의 역사를 스토리텔링으로 얘기하였다. 내가 델리를 여행하였던 그때 당시를 회상하며 세계지도 책도 보여주고, 교과서 사진과 그림, 표를 보이면서 이해를 도왔다.

5)다섯번째 이야기 : 7~9장에서의 이탈리아의 수도인 로마베네치아그리고 프랑스의 수도 파리에 대해서였다.

학창생활에 영원히 해가 지지 않을 로마에 대해서, 지중해의 경제도시 베네치아에 대해서, 예술과 문화와 정치의 도시 파리에 대해서 공부한 수많은 영화와 비디오, 책들과 여행지 방송 등을 통해 익히 보고 들은 것을 회상하며 머릿속에 그림을 그려가며 얘기 했다.

2007년에 서유럽 6개국을 돌아봤을 때를 회상하며, 도시공간과 생활사를 다시금 새롭게 느낀점까지 얘기하며 사람들의 일상생활 그 자체며 생활공간 모두가 문화요 유적지라는것과 유형, 무형 문화의 소중함. 이것이 관광자원이 된다는 것을 다시금 강조하며 얘기 해 주었다.

6) 여섯 번째 이야기 : 10~12장의 미국의 다문화도시 로스앤젤리스와 포스트모더니즘 건축의 전시장 라스베이거스에 대해서 말했다. 그리고 식민도시를 기반으로 발전한 라틴아메리카의 도시화를 공부한대로 얘기하였다.

7) 일곱 번째 이야기 : 13~15장의 이 책의 마지막 정리과정이자 문제제기 및 도시의 나아갈 방향을 말하였다. 런던 도크랜드의 재개발에 따른 문제점을 시사하므로서, 신자유주의 체제하의 도시재개발의 열망과 허구, 재개발 그늘(정부와 지역주민간의 갈등, 소득의 양극화)을 말하였고

독일의 함부르크의 폐기물배출시스템, 친환경도시의 모범 프라이부르크의 도시계획을 말 하면서, 오늘날 도시의 문제점과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였다

 

5. 이 책을 공부하는데 있어서,

1) 제일 먼저 지도책에서 도시를 찾아보고

2) 도시 형성과정과 역사를 살펴보았다.

3) 역사에 따른 도시계획과 건축물 등을 적어 노트를 정리 해 놓았다.

4) 기출문제를 풀어보며, 노트에 빠진 대목이 있는지 체크하였다.

5) 요약분을 종이에 싸인펜으로 적어 들고 다니면서 등산할 적에 외웠다.

6) 메모지를 눈에 잘 띄는 곳에 두고 자주 보았다.

7) 시험 며칠 전에 다시 한 번 교과서와 노트를 읽고

8) 시험 당일에는 요약분만 훑어보았다.

읽고 듣고 요약하고 머리에 쌓인 지식을 기반으로 스토리텔링을 만들고 그것들을 남편에게 얘기해주고 친구들에게 말 해 준 것은 든든한 지식을 쌓는 길이었고 시험을 잘 보게 하는 지름길이었다.

다행히 대체시험은 교재4-6, 기말 9-12장만으로 범위가 좁혀져 있어서 예상보다 힘들지는 않았다.

이 과목의 시험성적도 96점을 맞아서 전액장학생이 되는 데 힘을 보태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