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끔찍이도 나를 사랑한다.
남편만 곁에 있으면 만사가 OK다
좀 오래 된 유머이지만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남편이 집에서 아내가 해주는 밥을
집에서 한끼도 안멱으면..................................0식 님
집에서 아침이나 저녁 한끼만 먹으면............1식 씨
집에서 두끼니 밥을 먹으면..............................2식 이
집에서 세끼 다 밥을 먹으면.............................3식이 새끼
3끼 밥을 집에서 먹고 간식까지 달라면.........3식이 간나세끼
3끼 밥 쳐먹고 간식도 종종 달라고 하면........종간나세끼
이미 낡아 빠진 유머라서 모르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나의 아내 프리스카는 하루 종일 내가 집안에 붙어 있으면서 밥먹고 간식먹고 같이 놀고
같이 운동하고 같이 장기두고 같이 노래하고 .....무조건 같이만 있어주면 아내는 만사가 OK다.
친구가 불러 내는 전화 벨리 울리면 알레르기 반응처럼 아내의 표정은 실망과 증오의 상황으로 돌변한다.
하기야 내가 젊었을 적 신혼 시절에 친구들과 밤늦게까지 술 마시고 당구치고 또 술 마시고
아내는 집에다 홀로 남아 시어머니 시누이 시동생들이 있는 가운데서
말 상대도 없고 모두가 두렵기만 하고 모든게 껄끄럽기만 한데
오직 기댈 단 하나의 남편은 밤 자정이 넘어도 들어오지 않고
술이 곤드레가 되어 늦게 들어오는 것이 매일 계속되고 있으니
얼마나 힘들고 외로웠겠는가를 이제야 깨달았으니 참 나도 어지간한 나쁜 남편이었다.
이렇게 쓰고 보니 정말 아내에게 너무나 미안하다.
그 당시엔 왜 그리 술친구도 많았고 술 버릇이 그토록 고약했던지
나는 그 친구들과 어울리고 술마시고 끝까지 남아 고주 망태가 되어서야 집에 돌아왔던 내가
얼마나 나쁜 남편이었던가
다 늙어서 더는 갚을 길이 없는 이제야 깨닫고 뉘우치고 있으니 정말 아내에게 할 말도 없고
용서를 빈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러니 다 늙은 이제부터라도 아내곁에 잘 붙어서 아내의 한을 풀어주어야 마땅하다.
이미 지난일을 한탄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이제라도 아내의 아팠던 과거의 모든 상처를 보듬어주고 쓰다듬어주고 위로해 주고
과거에 못했던 아내 곁에 있어주는 일을 죽을 때까지 해 주어야 마땅하다.
아내는 현명하여 과거의 슬펐던 과거를 훌훌 털어버리려 애 쓴다.
지금의 내가 지금부터라도 자기에게 해 주길 바라는 것은 단순하다.
곁에 있어주고
같이 놀아주고
같이 운동하고
같이 식사하고
같이 여행다니고
같이 외식도 하고
같이 성당에도 가고 한다면 그것으로 만족이다.
당연히 나는 그렇게 해 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요즘들어 중학교시절 친구들 광래, 길주, 운기 를 자주 만난다.
길주는 그의 처가 길주에게 바라는 것은.............. "해뜨면 나가고 해지면 돌아와" 라는 당부이다.
하기야 재산은 많아도 현재 아내가 운영하고 있는 '공공수퍼'의 주인으로 가개를 떠날 수가 없고 가게에 딸린 좁은 방에서 길주가 나가지 않고 있다면 답답해서 죽을 지경일거다.
그러니 길주는 관촌 방수리의 농장이나 신리의 농장에서 일을 하며 농장을 가꾸러 나가야 한다.
광래는 아내가 목사님이라서 남편이 점심 정도는 밖에 나가서 해결해 줘야 자기의 목회 활동이 지장이 없다.
운기는 아내가 아직도 직장을 다니기에 아침에 운기가 운전하여 아내의 직장에 내려주면 아내는 직장에서 점심을 먹기에 운기는 어쩔 수 없이 점심은 외식을 해야 한다.
이 들과 중1년 시절부터 친하게 지내던 친구인 나는
그들이 점심을 같이 먹고 시간을 보내자는 우정어린 초대에 응하지 않고
나는 아내와 점심을 같이 먹어야 하니 "너희 들과 같이 만날 수 없다!"라는 말을 하기가 퍽 어렵다.
그러나 나의 아내의 처지를 생각하면 나는 그들을 만나지 말아야 하므로 나의 처신이 참으로 어려운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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