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를 걸어오는 친구도 없었고
내가 전화를 할 곳도 없었다.
아내와 같이 10시 미사에 다녀와서 느긋한 시간을 보내다가 점심을 먹었다.
천변 걷기를 서일공원까지 갔다.
부어있던 오른 발바닥의 통증과 부기가 밤사이에 많이 호전되어
신장을 열고 과거에 사 두었던 운동화를 신어보았다.
아내가 창고떨이 싸구려 신발 매장에서 10000원을 내고 사 두었던 운동화였다.
신발이 낙낙하게 크고 발이 편하다.
병원에 가 보는 것은 생략 하여도 되겠다.
서일공원의 등나무 휴게소 벤치에 앉아 모처럼 아내의 요청으로
공원 옆 작은 편의점에서 '붕어빵 아이스크림'을
사서 먹었다.
한 개에 1200원 이었다. 값이 매우 싸서 포장지를 자세히 보니 제조 연도가 1년 전의 것이었다.
그래도 얼음이니 어떠하랴 싶어 그냥 맛있게 먹었다.
집에와 하릴없고 따분하여
유튜브를 켜고 '여배우의 책방 달세뇨'가 읽어주는 고전 명작 소설 '로빈슨 크루소'를 들었다.
오랜만에 들어보는 소설이라서 큰 줄거리 외에 내용은 까마득하게 잊혀져 있었다.
그러므로 매우 흥미진진하게 들었다.
'달세뇨'의 목소리가 차분하고 발음이 정확하여 듣기에 매우 편하다.
'달세뇨'는 음악 용어로 세뇨표 까지 돌아가서 다시 연주라라는 음악 용어의 기호인데
자기의 닉네임으로 사용한 것이 재미있다.
로빈슨 크루소가 뱃사람이 되고 싶은 열망을 가슴에 품고
아버지에게 고백을 하지만 번번이 거절을 당하고
잊혀질만 하면 다시 바다로 나가고 싶은 욕망에 사로 잡혀
가출을 하고 결국 항해 도중 배가 표류하여 무인도에 닿게 되는 과정이 생생하게
뇌리에 그려지게 잘도 표현된 소설이다.
청소년기에 읽었던 그 소설이 80노인인 내가 다시 들으며 소년처럼 내용에 흠뻑 빠져들고 있다.
지금 읽고 있는 대목은 배가 난파되어 '크루소'혼자서 무인도 생활을 한 지 10년 정도가 흐른 세월까지
듣고 있다.
나는 완전히 소년 시절의 정서로 돌아가 있다.
크루소가 외로운 무인도에서 고생하는 것이
나와 일체감을 느끼도록 하여 나는 그 소설 속에 온전히 빠져들고 말았다.
소설에 온전히 매몰되어 계속 듣다가 저녁 식사를 하고서 몇자 적고나서
오늘은 잠을 일찍 청하려 한다.
크루소가 농사도 짓고, 가축도 기르고, 앵무새와 대화도 하고, .....외로움 속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과정까지 들었다.
이제 잠자리에서 듣다가 잠이 들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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