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웅 찻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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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처럼 쓸 이야기가 있는 날

初伏전날 蔘鷄湯...예우랑 식당

정일웅 찻집 2023. 7. 10. 16:58

아내가 푸른 안과에 다녀온다는 쪽지를 식탁에 써 놓고 갔다.

나는 8시 반까지 늦잠을 자고 일어나 아내가 해 놓은 밥을 먹었다.

 

병원에서 집까지 걸어서 왔다는 아내가 안쓰러웠다.

 

"나는 삼계탕을 먹어 본 것이 몇 년 된거 같아!"아내의 말을 듣고 양심이 찔렸다.

아내가 불쌍해지고 미안한 마음에 가슴이 저려왔다.

"미안해! 오늘 점심으로 당장 삼계탕 먹으러 가자!"

아내는 기뻐하며 전주의 삼계탕집을 검색하여 보더니

"예우랑으로 가지"

콜택시를 불러 예우랑으로 갔다.

도착시간이 11시 40분었다......벌써 식당 문앞에 스무명 정도가 들어가지 못하고 대기하고 있었다.

(2인 석은 따로 마련되어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붙어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사람들을 헤치고 카운터까지 가서 '두 명 만 왔는데 순서는 어떻게 됩니까?"하고 물었더니

"차례가 되면 불러 드립니다."라고 말하여 잠시 기다리고 있는데

"아까 두 명 오신 분 어디 계셔요?"하고 종업원이 말하여 

"여기 있습니다"하고 종업원을 따라서 우리 부부가 들어 갔다.

긴 테이블을 두터운 아크릴 판으로 간을 막아 2인씩 마주보게 만든

열 쌍 정도 좌석이 있었는데 중간 쯤에 나와 아내가 앉게 되어 있었다.

아무튼 빨리 먹게 되어 다행이었다.

삼계탕은 부드럽고  맛이 있었다. 역시 사람들이 순번을 대기하고 기다릴 만 하였다.

우리가 먹고 나오는데도 대기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올 때에는 걸어서 오리로 하였다.

길가에 '덕자찜 병어찜'전문점이 있었다.

덕자가 뭘까? 처음 들어 본 생선 이름이다.

'최덕자'가 생각이 나서 간판과 건물을 카메라에 담았다.

 

진북동에서 백제 대로를 지나 효자동 쪽으로 가려면 진북터널을 지나야 하는데

내가 운전을 하지 않으니 진북터널을 걸어서 가려면 자동차 매연 가스 때문에

걸어서 지나기가 힘이 들었었는데

언제 했는지는 몰라도

양쪽 인도에 차도의 매연이 차단 되도록 아크릴 판으로 차단벽을 설치 해 놓았다.

아주 편리하게 잘 되었다.

이제는 진북터널을 걸어서 건너도 되겠다. 

오후엔 너무 더워서 천변걷기를 생략하고 영화를 봤다.

"베스트 오퍼".....(최고의 경매사)

불우하게 자라서 경매를 배우게된 '클레어 올드먼'이 최고의 경매사가 되어 많은 재물을 모았고

결혼도 못 해본채 하염없이 늙어버렸다.

최고의 경매사로 명성을 얻은 그에게 '클레어 이벤슨'이라는 수수께끼 같은 얼굴을 보이지 않고

숨어서만 지낸다는 나이 어린 처녀가 아버지의 유산으로  많은 명화를 소장하고 있었는에

아버지의 유언이라며 자기가 소장한 작품을 올드먼에게만 판매 의뢰를 하라는 유언을 받았다며 

전화로 그를 자기의 집으로 끌어들여 클레어가 소장한 유산인 많은 명화를 보이게 되고

경매사의 도움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교묘하게 자기의 젊고 아름다운 모습을

올드먼이 훔쳐 볼 기회를 만들어 가며 자기를 노출시켜

순진한 올드먼의 성적 본능을 자극하여 여자에 대하여 완전 무지였던

올드먼이 끌려 들게 만들어

서로 사랑을 하는 감정으로 유인해서

결국 올드먼은 젊고 미남인 시계수리공인 친구' 로버트'에게

사랑의 코치를 받아가며 행동하게 되었고

로버트와 클레어의 은밀한 작전에 완전히 매몰된 올드먼은

자기가 평생 벌어 모은 수많은 명작들을 클레어게 보여주게 만들고 

사랑의 덫으로 눈을 멀게 하여 클레어와 올드먼이 결혼을 약속하게 되고

결혼 전에 마지막 경매를 하고 수많은 인파의 축복을 들으며

경매장과 이별을 고하고

자기 집에 들어와 보니 자기가 소장한 평생 모아놓은 엄청난 미술품들이

깡그리 없어져 버리고 로버트와 클레어도 연락 두절이 되고

클레어 집도 텅 빈 집만 남에게 팔리고 잠적해 버렸다.

완전 빈털털이가 된 올드먼은 

'로버트'와 '클레어'에게 완전히 속아버린 것을 허탈하게 후회하며

기차를 타고 어디론가 떠나는 것이 결말인 영화였다.

 

영화가 끝나고 나니 '올드먼'이 불쌍하고 마음이 짠하게 여운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