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보낸 편지
Andrea/정일웅
나
오늘 아침
벚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
'정병렬'시집을 읽고 있을 때
책장 위에
사뿐히 내려앉는 나뭇잎이 있었네
아 그것은
난생 처음 읽어보는
나무가 전하는 편지였네
그것은
그야말로 葉書였네
그 글 속에는
사랑에 타고
그리움에 지쳐버린
나의 쇠락한 눈물과 한숨의 사연이 있었네
한여름 긴긴 시간동안
나는 너의 이름이 '벚'이었다는 것조차 잊고 살았는데
아!
이른 봄 너의 꽃을 보며
사랑과 찬양과 감탄을 보내던 무수한 사람들이
꽃 지고 난 바로 다음부터
그토록 무심하게 너를 외면하고
다른 꽃을 찾아
지리산으로 봉화산으로 발길을 돌렸었지
벚나무야!
그래도 넌 한결같이 날 위해
너의 혼신의 힘을 다하여
잎 틔워 녹음 만들고
산새 들새 불러 들여
날 위해 노래하게 하고
예쁜 손 비비고 흔들며 춤도 추었지
어느새 너의 힘도 다하여
초록은 간데 없고
사랑이 타서 붉게 물들고
갈색 그리움
노랑색 외로움
마지막 치장으로 단장하고서
사랑으로 멍울진
속마음을 전하는 구나
너의 엽서를
나의 시집에 끼우고
너를 시로 기억하련다.
나의 사랑 '벚잎'이여
넌 나의 진정한 '벗'임을 기억하련다.
(장수 계남의 뜨락에서)
Andrea/정일웅
나
오늘 아침
벚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
'정병렬'시집을 읽고 있을 때
책장 위에
사뿐히 내려앉는 나뭇잎이 있었네
아 그것은
난생 처음 읽어보는
나무가 전하는 편지였네
그것은
그야말로 葉書였네
그 글 속에는
사랑에 타고
그리움에 지쳐버린
나의 쇠락한 눈물과 한숨의 사연이 있었네
한여름 긴긴 시간동안
나는 너의 이름이 '벚'이었다는 것조차 잊고 살았는데
아!
이른 봄 너의 꽃을 보며
사랑과 찬양과 감탄을 보내던 무수한 사람들이
꽃 지고 난 바로 다음부터
그토록 무심하게 너를 외면하고
다른 꽃을 찾아
지리산으로 봉화산으로 발길을 돌렸었지
벚나무야!
그래도 넌 한결같이 날 위해
너의 혼신의 힘을 다하여
잎 틔워 녹음 만들고
산새 들새 불러 들여
날 위해 노래하게 하고
예쁜 손 비비고 흔들며 춤도 추었지
어느새 너의 힘도 다하여
초록은 간데 없고
사랑이 타서 붉게 물들고
갈색 그리움
노랑색 외로움
마지막 치장으로 단장하고서
사랑으로 멍울진
속마음을 전하는 구나
너의 엽서를
나의 시집에 끼우고
너를 시로 기억하련다.
나의 사랑 '벚잎'이여
넌 나의 진정한 '벗'임을 기억하련다.
(장수 계남의 뜨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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