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웅 찻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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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처럼 쓸 이야기가 있는 날

정년퇴임 후 첫 날 친구들에게 보낸 편지(07년 9월 1일)

정일웅 찻집 2009. 11. 27. 20:18

사랑하는 벗이여!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백수의 첫날

자유의 첫날

풍요의 첫날

환희의 첫날

여유의 첫날이 밝았도다!

 

이젠

걱정에서 해방되고

초조에서 해방되고

갈등에서 해방되고

위선에서 해방되고

강박에서 해방되고

쫓김에서 해방되고

눈치에서 해방되고

규칙에서 해방되어 자유인이 되었으니

 

늦게 일어나도 되고

음주운전 해도 되고

바람 피워도 되고

술주정을 해도 되고

모든것을 내 맘대로 해도 되니

이 아니 즐거움인가?

이 아니 행복인가?

이 아니 여유로움인가?

 

 

아!

이젠 안들어도 된다네

"소위 교육자라는 작자가...."

이젠 안해도 된다네

자존심 죽이고 학부모 비위 맞춰 빌빌대던 일

 

 

아!

나를 속박했던

세속의 모든것들아

모두모두 잘 가거라.................

 

이젠 맘껏

포르노 영화도 즐기고

이젠 실컷

원거리 여행도 다니고

이젠 실컷

사랑도 해 볼라네

 

이젠

학생들에게 쏟았던 사랑을

내 자신에게 돌릴 시간이 왔다네....

 

이젠

직원들에게 기울였던 관심을

내 아내에게, 내 자식에게, 내 손자에게

돌려주려네.......

 

정치도

경제도 관심에서 멀어지고

속절없는 야망도 멀어지고

 

나의 즐거움

나의 환희

나의 건강

나의 쾌락을 사랑하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