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웅 찻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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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처럼 쓸 이야기가 있는 날

색소폰으로 우는 사내

정일웅 찻집 2010. 4. 12. 21:51

 

색소폰으로 우는 사내

 

 

 

칠산앞 바다

 

배 없는 바다

갈매기도 뜸하고

물깊은 곳

영광 조기떼가 일몰을 기다린다.

 

백수해안길 절벽을

작은 파도의 손길이 하루종일 간지럽히는 곳

 

그 엄숙한 정적에

칼날처럼 예리하게

적막을 가르는 소리가 나타났다.

 

소리는 바다에 꽂히기도하고

칠산섬까지 유유히 떠가기도하고

갈매기 날개위에 올라앉아 조용히 바다위를 떠다니고 있었다.

 

'해변민박집'

언덕위의 파란 집 앞마당에서

외로운 나그네는

심장을 쥐어짜며

소리내어 색소폰으로 울고 있었다.

 

다시는 울지 않는다 다짐하며

오늘은 또 무슨 구실로 울고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