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웅 찻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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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처럼 쓸 이야기가 있는 날

십장생 한의원

정일웅 찻집 2009. 6. 16. 18:50

아마 보름도 더 됐을거 같다.

오른쪽 어께뼈가 탈골이 됐는지 견갑골 근처의 인대가 늘어 났는지

잘 알수는 없어도 오른 쪽 팔을 뻗어 회전 운동을 하기가 어렵고

팔을 뻗어 물건을 집어오고나면 통증이 심하여 잠시동안 오른 팔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언젠가도 그랬거니...생각하며 세월이 약이라 여기고 지낸지 보름도 더 됐다.

어떨 때는 통증이 없어서 이대로 좋아지겠지....생각하였지만 상태가 호전되지 않았다.

 

어제는

집사람이 허리가 아파서 밥상을 들지 못하겠다고 하는 말을 듣고

허리 아프단 소릴 한 두번 들었던가? 생각하였는데

아내의 걷는 뒷모습이 엉덩이를 잘 가누지 못하며 힘들게 느껴짐에 나의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내의 나이 벌써 오십팔세....척추전방전위증으로 젊어서 부터 늘 아파오던 허리였다.

 

이대로 두면 안되겠다싶어 한의원에 데려가기로 마음을 먹고 색소폰 학원에 가는 것을 생략하고

"물리치료라도 받아야지? 같이 병원에 가더라고!..."하고 심중을 떠 보았다.

다른 때 같으면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당신 볼일이나 봐요!"라고 할 사람이

"어디로 가야지? 일신당은 너무 멀고....이제는 송천동에서 가까운 곳으로 가고 싶은데...."

하는 것이 아닌가?

"강진석 안드레아가 운영하는 십장생 한의원에 가더라고....그 친구 침술이 좋고

온갖 정성을 다해서 환자를 진료해 주거든...."

"그래요! 역시 잘 아는 사람 밖에 없으니까 가지요"

오랜만에 아내와 나의 뜻이 잘 맞아 떨어졌다.

 

GS마트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옆 건물 4층을 엘리베이터로 올라갔다.

간호사와 원장이 반갑게 맞아 주었다.

 

어깨가 빠진 나에게는 양 쪽 발목과 종아리 오금쟁이에 침을 놓고 아내에게도 다리에 침을 놓았다.

침술이 끝나고 온찜질과 저주파 충격 치료기를 받고서 아내는 약을 한 재 지어달라 했다.

오는길에 나의 어께가 가벼워졌음을 감지했다.

 

오늘 두번째로 치료를 받고 나의 어께뼈가 완전히 정상적인 위치를 찾은 느낌이다.

아내의 약을 들고 집에 와서 아내의 가벼워진 걸음걸이와 밝아지는 표정을 보니 마음이 놓인다.

 

병원이나 한의사가 째로 있는것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참으로 신기하다!

 

성가대 조직 당시부터 몇년간 성가대 단장을 지내고

지금도 나의 지휘에 맞춰 테너파트를 리드해 나가는

강진석 안드레아원장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좋아지더라도 며칠 더 다니며 치료를  받아야 하겠다는 결심이 섰다.

 

2009년 6월 16일(결혼 36주년 기념일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