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오 마리에 정신으로 무장하시고
천주의 성모 쁘레시디움 단원으로 봉사와 희생정신으로 사셨으며
외동아들을 사제의 길로 가게 하시고
아무도 모르게 췌장암의 고통을 참으시면서
어르신 미사의 복사를 하시다가
홀연히 세상을 뜨신 이명행 요셉형제님을 레지오 장 으로 고별의 미사를 드리고서
이 글을 드립니다.
......................
<봄을 열고 가신 님이여>
설날
날씨는 포근해 졌고
바람도 봄내음을 싣고 부드러워졌습니다.
모두들 민족 최고의 명절을 즐기는 이 날
홀연히 세상을 떠난
이명행 요셉 형제님......
그의 모습을 떠올리니 눈시울이 뜨겁습니다.
조용한 걸음
조심스런 몸짓 하나하나
낮아지려는 마음을 합장한 두 손과 눈길에 담고
성체를 이루시는 사제의 곁에 서서
더할 수 없는 겸손한 몸짓으로
포도주와 물을 나르고
왼팔에 수건을 걸고
물그릇을 받쳐들던 앙상한 두 손
성글고 하얀 머리카락
굽어서 겨우 지탱한 몸으로 힘겹게 무릎을 꿇고
성체의 거양을 알리는 종소리 내기도 힘겨웠습니다.
아!
나의 아들 신부님께서도
이 시간 예수님의 몸을 이루는 미사를 드리시겠죠.....
주님
제 아들 신부님께서
충직한 사제의 길을 가도록 힘을 주소서
저는 저의 온 몸이 무너질 때 까지
제 아들과 모든 신부님들을 위해서
저를 봉헌하옵니다.
아!
몸이 무너지는 그 고통을
남이 알아볼세라 참고 또 참았지만
합장한 두 손이 가끔씩 바르르 떨림까지는 감추지 못하셨습니다.
끝내
더 이상 몸을 지탱할 힘이 없어지고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시며
사순절 첫 날 주님 품에 가신 님이여
님은 가시며
이 땅에 봄을 열어주셨습니다.
하늘에서 이슬비가 촉촉이 내려옵니다
이
봄비는
님을 그리워하는 눈물방울인가 봅니다.
2015. 2월 21일
성모성심꾸리아 단장 정일웅 안드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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