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웅 찻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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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처럼 쓸 이야기가 있는 날

기적의 날씨

정일웅 찻집 2015. 5. 31. 08:09

그것은 분명 기적이었다.

수천명의 군중이 기적의 한 가운데에서 기적을 체험하고 있었다.

 

연일 고온과 폭염이 내리쬐는 몇주간 동안 루깔따제와 레지오 도입 60주년 행사준비가 진행되고 있었다.

전국 곳곳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지고

자외선에 몸을 노출시키지 말라는 방송이 계속되는  중에도 한  번 정해놓은 날짜는 변동할 수가 없었다.

 

치명자산 주차장 광장

햇빛을 가리는 시설을 할 수도 없는 드넓은 광장에 수 천개의 의자를 놓고

앞에 무대를 설치하고 있는 주최측인 레지아 관계자들은

행사 당일 날에 비가 온다는 황당한 일기예보를 접하고도 어쩔수 없이 준비를 마무리 하고 있었다.

행사 전 날 예행연습을 하러 갔다.

기수단의 입장과 성경필사본 봉헌자들의 입장, 만장을 든 이들의 입장 연습이다.

연습을 마친 우리는 내일 비가 온다는 예보에 저으기 무덥지 않아서 좋겠다라는 생각을 은근히 하면서도

소나기가 쏟아지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도 있었다.

 

하지만 당일인 오늘

날씨는 그야말로 기적 그 자체였다.

알맞게 낀 구름이 넓은 그늘을 만들었고 간간이 몇 방울씩 뿌려주는  빗방울은  옷을 적시지도 않고 시원하게 공기를 식혀주었다.

그 알맞을 빗방울은 주차장에 들어가는 승용차들의 바퀴에서 먼지가 나지 않을 정도로 땅을 촉촉하게 하여주고 있었다.

이게 기적이로구나

'수많은 레지오 단원들의 염원을 하느님께서 들어주신거다'라는 생각이 미쳤다.

참석한 모든 단원들이 모두

나와 똑같은 기적을 체험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행사가 모두 끝나고 청소도 끝나고 모두 돌아가는 그 시간에 다시 햇빛이 비치기 시작하였다.

 

모세가 따라오는 파라오의 군대를 피해

홍해 바다를 건너자 다시 바닷물이 합쳐지듯.....그런 기적의 느낌을 받았다.

 

하느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