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온 막둥이가 첫날
할머니 꿈을 꾸었단다.
상원이의 마음 속에
항상 살고 계시는 할머니.
할머니와
영적 교감을 끊임없이 나누며 살고 있는 막둥이.
할머니의 꿈을 꾸면
좋은 일이 생는 막둥이
할머니의 묘지 번호가 1-111호였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내가 샀던 팔학골 아파트가 1111호였다.
상원이가 이번에 직장암 수술을 하고 입원실에 누어 창밖을 보니
창 밖에 보이는 아파트의 동 호수가 1111호였다고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서 나에게 보냈다
내가 사는 이 집은 1101호
막둥이는 어린 시절
할머니와 같이 잠을 자고
언제나 할머니의 사랑 속에서 자랐다.
어머니의 영혼은
항상
나를 떠나지 않고
내 곁에 계신다.
상원이의 마음속엔 항상 할머니가 사신다.
나는 엄마를 많이 닮았다.
93세 까지 성당을 다니시다가
오늘은 기운이 없어서
성당에 못 가겠다. 하시고
누우셔서 기력이 약해 지시더니
밥맛을 잃고 잡수시지 않다가
통증도 없이
세상을 떠나실 적에
아픔이 없이
조용하고 깨끗하게
하늘로 가셨다.
세상의 마지막을
신음 소리 없이
편안한 모습으로
평화롭게 주무시는 채
숨소리만 점점 조용해 지고
점점 느려지다가
점점 더 느려지다가
스르르 잠이 들 듯
떠나셨다.
자연사의 숭고함을 몸소 보여 주셨다.
어머니를 많이 닮은 나도
꼭 어머니처럼
세상을 떠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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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이는
오늘 할머니와 함께 살던 남양 아파트에 걸어서 가 보았단다.
꿈에 나온 할머니의 친한 친구할머니 108호의 대문을 가 보았더니
<천주교 신자의 가정>이라는 십자가 패가 붙어 있더라고 사진을 찍어서 보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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