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지 벌써 51년이 됐다.
아침부터 오전 12시까지 보테니컬 수업을 하였다.
나와 아내의 작품에 지도 강사는 두 작품이 완전하게 됨을 칭찬 하였고
사인을 하라고 하였다.
기분이 아주 좋았다.
보테니컬에서 돌아와 점심을 먹고 장기를 두고
한참 얘기를 하다가
아내가 "아 오늘이 17일...6월 17일....우리 결혼 기념일이네"하는 것이다.
"그래 맞아 결혼 51주년인가?"
"좋아 오늘 저녁은 내가 살께.......초밥 먹을 까? 보신탕 먹을까?"
"보신탕" 아내가 지체없이 대답한다.
'가마골 보신탕'집으로 전화를 하여봤다.
장사를 한다고 한다. 두 사람을 지금 갈테니 자리를 부탁한다고 하고 택시를 타고 갔다.
낯이 익은 주인 노인이 반갑게 인사를 하였다.
맛있게 먹었다. 오랜만에 먹는 보신탕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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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고 51년을 탈없이 살아 왔다.
아내가 스물 한살
내 나이 스물 아홉 노총각 때....아내를 나의 카리스마로 꼼짝못하게 최면을 걸어서
나의 사랑의 포로가 되게 만들었던 나는
처가의 모든 친척들이 반대를 하는데고 결혼을 하고야 말았다.
6개월의 치열한 사랑 쟁탈 전이었다.
그 승리로
오늘의 내 행복
내 아이들의 행복
내 처가와 처의 행복
신부님이 된 처남의 행복
모두가 행복한 인생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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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년 전 6월 17일.....그 날도 덥기는 했었다.
그래도 양복을 입고 가방들고
임실에서 전주행 버스를 타고
전주에 와서 고속버스
부산행 마지막 차를 예약하고 보니
시간이 엄청 많이 남아서
택시를 타고 완산칠봉에 올라 나무그늘에서 쉬다가
다시 택시를 타고 고속버스 정거장에 가서 부산행 버스를 타고
부산에 도착하니 저녁 11시가 다 되었었다.
춘희는 자기 친구들과 지루하리 만치 오래 가다리다가
버스에서 내리는 우리를 만나서 꽃다발을 주고 환영을 하였었다.
완전한 촌사람 신혼 부부의 부산 여행기였지
신혼여행이 해운대가 뭐가 좋다고 거기까지 갔던가?
인생에 되돌리는 기능이 있다면
바보같은 그런 신혼여행은 하지 안했을 것이다.
돌이켜 생각하니
웃음이 나고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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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골 보신탕 집에서 걸어서
집에까지 왔다.
엄청 먼 길이다.
12000보를 기록하였다.
오는 길에 천변의 긴 도로에서 사진도 많이 찍고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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