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웅 찻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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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 꺼리가 많은 날

정일웅 찻집 2025. 1. 14. 20:36

건강 검진

 

아내와 내가 건강 검진을 받으러 '예수병원'에 갔다.

건강검진 센터는 2층에 따로 마련되어 모든 검사를 받을 수 있는

모든 분야가 편리하게 인접해 있었다.

여기는 항상 사람이 붐비는 곳이다.

 

문진표를 작성하느라고 시간을 보내고

집에서 준비해서 가져간 대변검사용 채취 용기를 제출하고

 혈압, 

시력, 청력 ,키, 몸무게, 

치과 검사

흉부 Xray 촬영을 마치고

 

채혈실로 옮겨 갔다.

채혈실은 여러곳에 있고

각 코너마다 채혈하는 간호사가 수십명이 있었다.

 

각 코너마다 채혈자가 대기하는 의자가 줄지어 있고

대기하는 검진자가 가득 가득 의자를 매우고 앉아 있었다.

 

이름을 부르는 순서에 따라

채혈 간호사 앞으로 가서 피를 뽑는다.

내 이름을 호명하였다.

 

쟘바와 모자 가방을 환자 대기소의

내가 앉아 있던 의자에  얌전하게 개켜 놓고 셔츠 바람으로

채혈을 하였다.

채혈은

여러 번 하여 각기 다른 채혈 병에 분류하여 놓는다.

 

피를 뽑은 간호사가 소변채취 병과 컵을 주면서

"바로 저 쪽 화장실에서 소변을 채취하여 화장실 옆 소변 채취장소에 놓으시고 

가시면 끝입니다"라고 말하였다.

 

나는 소변채취가 끝나고 옷을 입어도 되겠지 생각하며 화장실로 가서

소변채취를 하여 보관 함에 꽂아 놓고

나의 옷을 입으러 채혈하던 곳으로 갔다.

 

그런데 의자에 낯 선 사람들이 몽땅 앉아 있고 나의 옷이 보이지 않는다.

 

내가 잘 못 찾았나? 생각하며

옆으로 가서 보니 거기도 채혈실인데

의자마다 낯선 사람들이 가득이 앉아 있고 나의 옷은 보이지 않았다.

 

이상하다 싶어서 

채혈하고 있는 간호사에게 물었다.

채혈하는 장소가 몇 군데나 되나요?

여기하고 저기하고 그 옆에 있는데요....

바빠서 대충 얘기하고 자기 일을 하는 사람에게

더 물을 수도 없어서

여기 저기를 급히 도랑다니며 내 옷과 모자를 찾아 보았다.

아무 곳에도 없다.

 

복도 중앙 한 쪽에 한가하게 아가씨 세명이 앉아 있었다.

그 아가씨들에게 나의 옷을 놓은 장소를 못 찾겠다고 말 하였더니

"분실물이있으면 다 여기로 오는데요?"

하며 돌아다니는 것 같더니 

 

나를 이상한 노인이라고 생각하는 듯 그냥 자기 자리로 가서 자기들 일을 보는 것이었다.

나는 불안해 졌다.

아내도 어디서 무슨 검사를 하는지 알 수 없고

전화도 졈퍼 안 주머니에 있으니

전화도 할 수 없고 난감하였다.

 

이때 50대 쯤 되어 보이는 젊은 남자 한 사람이 내 곁으로 오더니

"아직 옷 못찾으셨어요?"하고 물어왔다.

 

고맙고 반가운 사람이었다.

"아! 그래요 내가 정신이 없나 봅니다."하였더니

 

그가 나를 데리고 문진표작정하던 곳 근처로 나를 데리고 갔다.

여기 부터 한 번 찾아 보지요....하는 것이다.

 

그 곳은 대기하는 환자들이 별로 없고

채혈간호사도 서너명 밖에 보이지 않는 곳이다.

그 곳의 대기실 의자 뒷편을 가리키며

 

"혹시 저쪽 아닌가요?"

 

나는 순간 낯이 익었구나 하는 느낌이 확 드는 것이었다.

 

벽쪽 환자 대기용 의자에 나의 옷이 얌전하게 개켜져 있고

옷 위에 모자가 올려져 있는 것이 보였다.

 

"아 ! 저게 내 옷이네요....아...이거 정말 고맙습니다"

 

하고 정중하게 감사의 뜻을 표하였다.

그는 웃으며 

"다행이네요 찾으셔서.....여기선 잘 안 잊어 버려요...."

 

"아! 아무튼 친절하신 젊으신 분 정말 고마와요"

나는 몇 번 고맙다고 인사를 하였다.

 

 사경증이 있으니 방향감각이 많이 떨어져 버렸다.

내가 이렇게 바보가 되어 버렸다고 생각하니 슬퍼졌다.

 

나는 부끄럽고 서글펐지만

기분이 다시 좋아져서 

입구의 의자에 앉아서 아내를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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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내 곁에 누군가 마스크를 쓴 남자가 다가오더니

웃으며 뭐라고 말을 한다.

"아아~~! 정선생?"

나는 얼핏 보니 반가운 최병혁이었다.

"아! 이게 얼마 만인가 그동안 잘있었어?"

우리는 정말 오랜만에 만났다.

'김용필' 형과 '최병혁'이와 나....이렇게

"우리는 삼원색"이라고 말하던 용필이  형이 세상을 떠난 지도 오래 됐다.

병혁이는 당뇨가 심하다고 몸이 많이 수척해 졌다.

그의 부인도 같이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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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초음파 검사가 끝나는 데 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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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를 타고 집으로 와서

볶음밥을 주문해서 먹고

 

나는 5시에 연도를 가려고

4시 10분 전 쯤 나와서 천변을 걷다가 성당으로 갔다.

 

성당에는 연도를 가려는 

오틸 수녀님과 최종수회장, 양귀복씨, 조숙진,노연실 등등

장례식장에 가서 보니

양규홍형의 매형이 돌아가셨단다.

91세의 보니파시오(양봉섭씨)...................

 

연도를 마치고 저녁 식사를 하고 돌아 왔다.

내일 출관과 화장까지 같이 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