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6. 26.
오전
좀 일찍 색소폰 동아리에 들렸다.
동아리 연주 실엔 아무도 나와 있지 않았다.
오늘 점심을 이 영태와 하기로 하였기에
이 영태와의 옛날을 회상하며 생각나는 노래를 연주하였다.
영태의 아내 '진 용숙'과 내 아내 '최 우남'과는 매우 가깝게 지내었었다.
마치 형제처럼 지내는 나와 영태 처럼
내 아내와 영태의 아내도 그렇게 지냈었다.
나의 막둥이 '상원'이와 영태의 아들 '동'이도 그렇게 친하게 지냈다.
젊었을 적
우리 두 가족은 이웃에 살면서
친 형제처럼 다정하게 잘 지내었었다.
어쩌다 노래방에 가면
'진 용숙'씨는 당골로 부르는 노래 메뉴가 있었다.
'행복이란'과 '님 그림자'
..............
행복이 무엇인지 알수는 없지만은~
당신 없-는 행복이란 있을 수 없잖아요.....
이생명 다바쳐서 당신을 사랑하고.....
..............
사랑이 무엇인지 알수는 없지만은
당신 없는 사랑이란 있을수없잖아요....
.............색소폰을 불고 있던 나는 어느새 눈물을 흘리고 있었고.....
목이 메여 더 이상 계속 연주 할 수가 없었다.
아무도 없는 동아리 연주실에 오직 나 혼자서
쓸쓸하게 연주를 하고 있었다.
.................................................
저 만치 앞서가는 님 뒤로.....그림자 길게 드린 밤.......
님의 그림자 밟으려 하니....서러움이 가슴에 이네......
.............'진 용숙'의 목소리가 지금도 생생하게 나의 귓전에 살아있는데
그녀가 세상을 떠난지 벌써 몇년인가???
눈물이 흐르는 것을 내버려 두고서 연주를 하였다.
그녀는 '이 영태'를 그토록 사랑하였고
그 사랑을
노래 할 때마다 그렇게 노래로 고백하곤 하였다.................
'이 영태'가 잘 부르던 노래도 연주해 보았다.
'산장의 여인'
'아무도 날 찾는 이--없는 쓸쓸한 이 산 장-에....단풍잎만....
'어쩌다 생각이 나겠지'~~~냉정한 사람이지만~.....페티 김의 노래.....
아~ !
아득한 추억이지만
너무나 선연하게 눈앞에 그려지는 정경..................
.......................
.........................
약속한 시간에 정확하게 초인종이 울렸다.
...........
나는 그가 집으로 올라오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었다.
그의 전화가 오면
허리 보조기를 차고 내려가서 어느 식당에서 점심을 하여야 할까 생각하고 있었기에
조금 당황스러웠다.
아내 '최 우남'도 자기네 들의 모임인 '박꽃'모임에 가고 없었다.
.................
'이 영태'는 뜽금없이 DVD복사본 CD를 한장 내 놓았다.
.....세월호 참사로 인하여 오랬동안 중단하였던 '가요무대'프로를 다시 시작하며
'김 동건' 아나운서가 '아픔을 나누며'라는 주제로 진행하는 가요무대가 너무나 감동적이어서
KBS 방송국에 전화를 하여 가요무대 '아픔을 나누며'를 복사해서 보내 줄것을 신청하여 온 것을
자기가 집에서 다시 복사하였다 한다.
나의 컴퓨터에서 재생을 하였다.
영태와 나는 같이 앉아서 시청을 하였다.
KBS합창단의 '사우'(동무 생각)...가곡으로 부터 시작하여
억울하게 떠난 영혼들을 생각케하는 가슴 미어지는 노래들이 편집되었다.
우리 둘은
어린이 처럼
영상을 보면서 같이 울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다 보았다.....
목이 메여 둘이서 대화를 나누지도 못하였다.
마지막
'밤하늘의 불루스'...트럼펫 연주와 KBS합창단의 하모니.....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
.......................
영태의 차를 타고 '반야 돌솥밥'집에 갔다.
그 옛날에 가보고 새로 이사한 식당은 나는 처음 가보았다.
영태는 좋은 식당
좋은 전시회 등을 잘도 안다.
.......................
수술한 척추의 부위가 아직 안정되지 않았나보다.
영태의 차를 타고 가는데
푹신한 쿠션에 등이 빠져들어
상처부위를 감싸고 있는 보조기 부분과 척추의 수술 부위가 눌리면서
통증이 심했다.
정말 힘들었다.
그리고
식사를 할 때에
보조기를 차고서 식사를 하기가 나무 불편하였다.
10분 이상 계속 앉아 있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잘 참았다.
................
................
내가 화장실에 갔던 사이에
이번에도 또
이영태가 돈을 먼저 내 버렸다.
그는 항상 남에게 단 한푼이라도 신세지기를 싫어 한다.
기어코 자기가 계산을 해야 한다.
그를 이길 수가 없다.
.........................
자기가 돈을 내면서 한결같이 하는 말....
"늘~~ 자네가 내고 나는 처음 내는 거 잖아......"
......................
영태와 내가 70줄에 같이 앉아 있다.
아~~!
삼십 칠 팔년 전의 일인가?
내가 지사 중학교로 전근을 오고
그가 신평중학교에서 근무 할 때
임실군에 같이 근무하는 미술교사라는 연대감을 빙자하였지만
실은
그의 그림이 너무 좋고
그의 겸손이 너무 존경스럽고
그의 진실함이 나를 감동케 하였고
그의 감성과 나의 마음이 융합하고 있음을 직감한 나는
그를 내 내면의 깊은 곳에 자리하게 하였다.
나의 그에 대한 경외심은
실로 대단하였다.
그래서
어느 토요일
신평에 사는 그의 집에 느닷없는 방문을 하였었다.
갓 낳은 큰 딸 '진'이를
포대기에 받혀 업은 그의 아내 '진 용숙'씨가
공동 우물에서 물을 길어 오고
송구스로울 만큼 진지하게
나를 대해 주던 '이 영태'부부의 모습이
너무 인상 깊었었다.
....................
...................
아!!!!
얘기가 한 곳으로 흐르기 시작하면 끝이 없을거 같아
여기서 줄인다.
'이 영태'...........나의 소중한 친구..............
"오늘 점심도 잘 먹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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