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9월 1일(화)
<일본 홋카이도를 향해....>
아내의 간절한 바램에 (안 따라나서면 혼자라도 갈 기세에)
볼 멘 소리로 수 많은 불평을 늘어 놓으면서도
어쩔 수 없이 참가한, 아니 끌려온 ,
3박 4일 홋카이도 패키지 여행......
어제밤 한숨도 못자고,
새벽 2시 20분에 리무진을 4시간타고
인천공항에서 일행들을 만난 후에 비행기를 3시간 탔다.
.
도착하자마자 버스에 시달리며, 오타루를 거쳐
힘든 하루 여정을 마쳤다.
어제부터 꼬박 한 소금도 잠을 못 잤기에,
죠잔케이호텔에 도착하니 온몸이 파김치가 되어 짜~증이 확 ! 몰려온다.
72세의 노인임을 절감하며, 아내에게 화를 안내려고 참고 또 참는다.
9월2일(수)
오늘은 자유 일정이라서, 호텔셔틀버스로 삿포로 여행을 할 건지,
아니면 죠잔케이 온천마을 자유 힐링을 할 것인지 선택하라고 하였다.
마누라는 나의 몸과 마음 상태를 생각하고
그냥 호텔에서 쉬자고 했다.
일행과 많은 여행객은 모두 아침 식사를 마치자 마자 모두호텔을 떠나 버렸다.
이 마을에서 할일이 없기 때문이다.말다툼 끝에, 나는 아내의 뜻에 따라 호텔에 머물며, 주위의 산책로를 따라
걷기도 하고 요즘 말로 '힐링'을 하기로 했다.
적막감이 호텔 전체와
호텔을 안고 있는 깊은 산골 전체에 가득 차 있는데
호텔 방 창 밖에 비가 내린다.
쉽게 그치지 않을 비
하늘이 어둡고 빗줄기는 거세어 진다.
죠잔케이 (定山溪 )에 빽빽하게 어우러진
자작나무 숲
골짜기에 불어난 물이 세차게 흐르고 , 점점 불어난 물.
그 소리가 무섭다.
차가와진 바람이
물소리를 타고 창 안으로 들어온다.
아!
행복하다.
온천욕을 막 끝내고
흐르는 땀에 유카타를 적시며
창 밖 빗줄기를 바라보는
나의 이 한가로움이 참 행복하다.
아내는
목욕하고 다다미 방에 누어
쫑알쫑알거리다가 이제 막 잠이 들었다.
멀리 보이는 산 골짝,
물 위의 작은 철 다리....
그 위를
나 만큼 한가로운 부부 한 쌍이
우산을 받고 천천히 건넌다.
아~!
일본 땅 홋카이도의
조용함이 좋구나
물소리와 불어오는 바람도 좋지만
더
더 좋은 건
내가 아직 여기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살아 있음은 행복이다.
행복은
느끼는 자 만의 것인가 보다.
출발 할 때는 싫었지만
그래도 막상 여기 오고 보니 여행은 좋긴 좋은 것이구나 싶다.
우산을 쓰고
호텔앞 라면 파는 오래된 식당에 들렸다.
74세 할아버지와
73세 할머니가 둘이서 운영하는 식당이다.
할아버지의 아버지가 30년 운영하던 식당을
아들이 30살 때 이어받아 운영한 지 43년 째 됐단다.
대여섯 평 정도의 좁고 길다란 식당
일본인 손님 두 사람이 소바를 먹고 있었다.
우리도
라면과 소바, 그리고 만두를 시켜서 먹으며
일본어로 대화를 주고 받았다.
할아버지는
우리에게
한국 사람으로 우리만큼 일본어 잘하는 사람은 처음 본다고 말 해 주었다.
"닷다 후타리데 벵쿄싯타라 마타 헷다 데스요"라고 말 하자
"나이요~!나이요~! 오 죠~즈데스네~~~"할머니가 끼어들어 우리를 칭찬했다.
(단 둘이서만 공부했기에 아직 서툴러요)
(아이에요 아니에요 아주 잘 하는걸요~~~)
일본에서
일본어로 말 할 수 있는게 정말 행복했다.
일본어 공부하기를 잘 했다.
다음주에
치명자의 모후 쁘레시디움에서 중국 여행을 간다.
중국 '위예'에 가서는 중국어로 말하려면
잊혀진 중국어를 며칠간 더 공부 해야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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