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감금 생활이 시작된 첫 날
광래 길주 운기 세 친구들이 찾아와 공원 앞 벤치에서 전화를 했다.
나의 감금 생활을 못 믿겠다는 듯
보건당국의 코로나 감염, 감금의 문자를 자기들에게 보여달라고 하여 문자를 전달하기 기능으로 보내 주었다.
친구들이 점심을 먹고 송어 매운탕 2인 분을 포장해서 가져왔다.
참 고마운 친구들이다.
중1학년 시절부터 친구니까 어떤 형제 혈육보다 더 가깝고 다정한 친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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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철도 999 영화를 보자고 아내가 말했다.
추억의 영화, 상원이가 초등학교에 입학도 하기 전
즐겨 보던 추억의 영화이다.
거실의 소파에서 둘은 나란히 앉아 영화를 보았다.
한참을 보는데 아내의 몸이 나에게 쓰러지더니
내 허벅지를 베고 영화를 보는 것이었다.
피곤한 모양이다.
어느 새 아내는 잠이 들었다.
허벅지가 무거워져서 나는 아내가 잠이 든 것을 알았다.
아내가 나의 허벅지를 베고 잠이 든 것이 몇 년 만인가
젊음이 활활 불타오르던 시절
아내는 버스에서도, 기차안에서도, 극장에서도
곧 잘 나의 등에, 어깨에 , 나의 허벅지에 얼굴을 대고 잠을 많이도 잤었다.
잠이 든 아내의 뺨을 쓰다듬이 보았다.
그 곱고 탱탱하던 아내의 뺨이
나를 먹여 살리고 나 때문에 속을 썩이느라
참 많이도 늙고 수척해 졌다.
그 때의 아내의 얼굴에 흐르던 윤기, 부드러움, 탄력이 어디로 가고
할머니가 되어 힘없이 나의 허벅지에 뺨을 대고 곤히 잠들고 있는가?
허벅지가 눌려 오른 발이 저려와도
나는 이 행복을 깨기가 싫어서
그냥 그대로 두었다.
나는 가만히 속삭여 주었다.
'여보 늙게해서 미안해'
'하지만 지금이 제일 행복해'
'오래토록 살아 줘!'
🤣😍
인범이가 밤에 찾아 왔다.
엄마 아빠가 코로나에 걸려서 고생하는 것을
의사인 둘째아들로서 그냥 볼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는 병원에서 코로나에 먹을 수 있는 여러가지 약을 가지고 왔다.
역시 핏줄이 최고다.
내 아들이 아니었으면 대전에서 여기까지 밤중에 운전하고 올 사람이 어디 있을까?
착하기만 한 내 둘째 아들 정인범...
호흡기 내과 전문의라서 코로나에 대해서는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약이 많이 생겼으니 이젠 안심이다.
고맙다 나의 아들 정인범......
착하고 말없이 실천하는 나의 둘째 아들
인범이는 방에 들어 오지도 않고
현관에서 약을 주었고 둘째 며느리가 시장에서 사온 찬거리를 주고 돌아갔다.
오늘은 일찍 잠에 들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