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종일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를 보고서
아침을 먹고 하늘이 개어 있을 적
아내와 나는 천변걷기에 나섰다.
서평교까지 걷고서 돌아오는 길에 조금씩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우산도 없이 나온 길이라서
기분 좋게 비를 맞으며 걸었다.
모자 챙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고
어깨와 등이 시원함을 느끼며
발걸음이 조금도 빨라지지 않게
묵묵히 걸었다.
건성건성하던 나의 묵주기도가
비에 젖으면서는
뜻을 생각하며 더욱 기도에 침잠하여졌다.
아내와 나는
내리는 비에 옷과 몸이 젖는 것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우산을 쓰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우리 두 노부부를 어떤 감정으로 바라볼까?
주저하지 않고서 천천히 걸었다.
모악산 수왕사에서 비를 만나 주차장까지 내려 오는 동안
온 몸에 흠뻑 젖었던 젊었던 시절이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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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의 기도
양광모
비에 젖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하소서
때로는 비를 맞으며
혼자 걸어가야 하는 것이
인생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게 하소서
사랑과 용서는 폭우처럼 쏟아지게 하시고
미움과 분노는 소나기처럼 지나가게 하소서
천둥과 번개 소리가 아니라
영혼과 양심의 소리에 떨게 하시고
매마르고 가문 곳에도 주저없이 내려
그 땅에 꽃과 열매를
풍요로이 맺게 하소서
언제나 생명을 피워내는
봄비처럼 살게 하시고
누구에게나 기쁨을 가져다 주는
단비 같은 사람이 되게 하소서
그리하여 나 이세상 떠나는 날
하늘 높이 무지개로 다시
태아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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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3 때인가?
고1 때인가?
원소기호를 배우던 때
친구가 퀴즈를 낸다며
B O = 日 (100)제곱 Pb C 多
위의 암호를 풀으라는 것이었다.
나는 퀴즈에 강하여 잠깐 생각한 후에 바로 정답을 맞추었다.
그 친구는 날더러 귀신이라며 감탄하는 것이 생각 난다.
오늘 비가 오기 때문인가보다.
정답은
비 오 는 날 만 납 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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