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웅 찻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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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처럼 쓸 이야기가 있는 날

아내..졸업시험, .......................박요셉님...장례미사

정일웅 찻집 2023. 12. 2. 18:42

최우남의 대학교 한 풀이 졸업 학과

1.가정학과,

2.행정학과,

3.법학과,

  # 석사과정<사회복지학과>,...사회복지사 1급자격취득

4.관광학과,

5.일본학과.

6.농학과,

7.식품영양학과,

.....................................

아내의 방송대학교 졸업한 학과를 써 봤다.

오늘 대학교 일곱 번 째 졸업 시험을 보는 날이었다.

"시험 보고 올게 집에 있어요.... '

빨리 오니까 학교에 오지 말아요...

.나 핸드폰도 안가져 가니까 연락할 생각도 말고....."

아내가 집에서 나가고 

늦잠을 잔 나는 아침을 먹고 보니 아내의 책상위에 

안경이 안경집과 같이 나란히 있었다.

주방에도 또 하나의 안경이 있었다.

바쁘게 가느라고 이걸 놓고 가면 어떻해....나는 재빠르게 옷을 입고  안경을 포켓에 넣고 콜 택시를 부르며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 갔다.

택시는 금방 왔다.

"방송대학교 정문까지 갑시다"

"예!"

택시가 떠나고 몇 분 후에 학교 정문에서 내렸다. 카드로 결재를 하고 학교에 들어 갔다.

대학교 재학생 들이 현관에서 안내를 하고 있었다.

내가들어가니까 나이 먹은 남자들 60대 정도의 재학생들이 안내를 하고 있었다.

반갑게 나를 맞는다.

안내 책상에 끓은 물과 종이컵, 커피 봉다리를 놓고 있었다.

"커피 한 잔 하세요"

"아니 커피는 이것 전해주고 나서 할게요...집사람...할머니 학생이 안경을 놓고 가서 전해줘야는디 어디로 가야 할까요?"

"아! 할머니 학생이면 3층 전산실에 있을 겁니다."

나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에서 내려 두리번 거리고 열린 교실을 보며 지나가니

바로 앞 교실에 아내가 앉아 있었다.

시험 시작 전이라 혼자 앉아 있었다.

내가 갑자기 나타나니 반갑기도 하고 뜻밖의 출현에 약간 당황한듯 일어 났다.

"여기 안경....."나는 안경 두 개를 내밀었다. 

아내는 안경을 쓰고 있었다.

"이건 수술 전에 쓰던 안경이야!" 아내는 웃었다. 

 나의 배려가 엉터리였지만 그래도 급히 달려 온게 고마운 모양이었다.

나는 허탈하게 웃으며

"끝나는 시간이 몇시 쯤이야?"

"열한시 반 쯤 될껄....."

"알았어 그 때 또 올게 와서 점심 사 줄게"

아내는 나의 돌발적 행동에 그래도 고마운 마음을 느낀 것 같았다.

 

집에서 방송대 까지 두 번 걸었다.

방송대에서 초밥쟁이 까지 걸었다.

제일 싼 '명품 초밥' 2인분을 시키고

다 먹고나서 다가교 쪽의 천변으로 걸어서 집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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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에 박 요셉 할아버지의 입관식을 마치고 연도 한 대를 바치고나서 

주임신부님과 교구청 사목국장 신부님이 미사집전을 하고

임보성체회 수녀님이 여덟분 정도 오셔서 같이 미사를 드렸다.

우리 성당에서 1년 계시다가 소록도에 가셨던 귀여운 까불이 박수녀님이 오셔서 반가웠다.

우리 애령회원이 거의 20명, 수녀님이 열분 정도,

유가족이 모두 교우들이어서 보기 좋게 열 서너분,

모두 4~50명 정도의 신자들이 미사를 드렸다.

주임신부님의 고별사 강론도 멋있었다.

주임신부님의 해박한 상식에는 놀라울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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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출관식은 나의 레지오 때문에 아내 혼자 가기로 하였다.

 

나는 자식들 종교 교육을 잘 시키지 못한 엉터리 신자가 되고 말았다.

하느님앞에 할 말이 없다.

 

신자들 앞에서도 챙피해서 말도 못 꺼내겠다.

 

나의 장례미사는 얼마나 초라할까? 얼마나 챙피할까? 끔찍하다.

 

자식들 셋 중에서 막둥이 하나만 신자 생활을 하고 있으니

나는 인생 헛 산 샘이 된다.

 

죽기도 전에 나의 초라하고 챙피한 장례식을 상상해 보면 끔찍하다.

 

 

아! 하느님!

나는 하느님을 찾을 염치도 없는 형편없는 신자랍니다.

내 아무리 교회에서 나의 일을 열심히 한다 하여도

나의 자식들을 이따위로 망쳐 놨으니

나는 어찌해야 하나요..................